"1조 달러 흑자가 부른 역풍"…글로벌 제조업 판도 흔드는 중국 과잉 생산
부동산 GDP 5% 긴급 수혈·소비 주도 전환 압박…시진핑 '신생산력' 전략 딜레마
부동산 GDP 5% 긴급 수혈·소비 주도 전환 압박…시진핑 '신생산력' 전략 딜레마
이미지 확대보기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베이징에 역대 가장 구체적인 요구를 내놨다. 핵심 산업에 투입하는 정부 보조금을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4%에서 2%로, 중기적으로 절반까지 줄이라는 것이다. 폴란드 경제 매체 머니(money.pl)가 같은 날 전한 내용으로, IMF가 중국 보조금 삭감 목표치를 수치로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로 드러난 딜레마, GDP의 4%가 글로벌 공급망을 흔든다
IMF 대(對)중국 미션단장 소날리 자인-찬드라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 산업 정책이 일부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경제에 미친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으로 그가 꼽은 것은 '자원 배분 왜곡'과 '과잉 지출'이다. 시장 논리가 아닌 관료 판단에 따라 자금이 흘러가다 보니, 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자본이 낭비된다는 진단이다.
IMF 자체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산업 보조금 규모는 GDP의 약 4%다. 현금 지원, 세제 혜택, 정책 금융, 제조업체 대상 저가 토지 공급을 합산한 수치다. IMF 연구 보고서는 이 같은 산업 정책이 생산 요소 배분을 왜곡해 총요소생산성(TFP)을 약 1.2% 낮추고, 자본 축적 감소 효과까지 더하면 GDP 수준이 최대 2% 내려앉는다고 분석했다.
보조금이 낳은 과잉 생산은 내수로 소화되지 못하고 수출로 쏟아진다. 지난해 중국 상품 무역흑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선 배경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불균형"이라고 공개 비판한 것도 이 맥락에서 나왔다. 전기차(EV) 부문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럽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IMF는 이를 '국제적 파급효과(spillover)'로 규정하며, 방치하면 교역국 제조업 기반이 영구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국산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소재의 글로벌 저가 공세는 한국 중간재 수출 가격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IMF 권고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한국 수출 기업이 체감하는 가격 경쟁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엔 3년간 GDP 5% 수혈…소비 주도 전환이 유일한 출구
IMF는 부동산 부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재정 투입을 주문했다. 3년에 걸쳐 GDP 대비 5%를 투입해 시장을 안정시키라는 것이다.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 토머스 헬블링은 "건설 붐의 후유증이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다"며, 미완성 주택 문제와 이로 인한 소비자 신뢰 추락이 중국 경제의 '방 안의 코끼리'라고 말했다. 2024년 초 제시했던 '4년간 GDP 5.5%' 권고에서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헬블링 부국장은 "제안의 골격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투입 자금은 계약금을 낸 수요자를 위한 미완성 주택 공사 마무리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 시행사 퇴출 지원에 쓰여야 한다는 게 IMF의 구상이다.
IMF 2025 연례 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5%로, 지난해 실적(5.0%)보다 낮다.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평균 0%에서 올해 0.8%로 소폭 회복이 예상되지만, 디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된다.
시진핑의 '신생산력' vs IMF 권고…어느 쪽이 이기나
IMF 권고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생산력(新質生産力)' 전략, 즉 첨단 제조업과 기술 주도 성장 모델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면 국유 대형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단기 성장률이 내려앉을 수 있어, 집권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현 모델을 고수할 경우 디플레이션 악순환과 무역 보복이 쌓이면서 수출 시장 자체가 좁아지는 위험이 기다린다. 1조 달러 무역흑자는 수치상 인상적이지만, 미국·유럽의 관세 장벽을 높이는 빌미가 되고 있다. IMF는 산업 보조금 축소·부동산 안정화·사회 안전망 강화, 이 세 가지 정책 전환이 이뤄지면 2030년까지 중국 GDP를 약 2.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자인-찬드라 단장은 "이 같은 재균형은 중국의 생활 수준과 번영을 높일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IMF의 권고가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처럼 삭감 목표를 수치로 공개 제시한 것 자체가 국제 사회의 압박 수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신호라는 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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