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 봉쇄되면 끝"…패터슨, 장거리 타격 공백 '최대 리스크' 경고
대당 10억 달러 스텔스 폭격기 카드…美 의회도 '호주 제공' 거론
대당 10억 달러 스텔스 폭격기 카드…美 의회도 '호주 제공' 거론
이미지 확대보기핵잠수함이 오기까지 10년이 걸린다면, 그 사이 호주는 무엇으로 버티나. 호주 안보 전략의 가장 불편한 질문에 야당이 공개적으로 답을 내놨다. '핵잠수함 이전에 폭격기부터'라는, 오커스(AUKUS) 구상을 뒤흔드는 현실론이다.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패터슨 의원은 28일(현지 시각)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에서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이 실전 배치되기 전까지 동일한 수준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연립 야당의 공식 공약이 아닌 정책 제안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
"호르무즈보다 더 위험"…말라카 봉쇄 시나리오
그는 호주의 최대 안보 위협을 "침공"이 아니라 "공급망을 겨냥한 강압"으로 규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불편했다면, 말라카 해협이 막히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이 발언은 사실상 호주의 생명선인 해상 교역로가 차단될 경우 국가 기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특히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 초반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핵심 억제 수단 없이 이 시기를 통과하는 것은 전략적 공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핵잠수함 오기 전 10년"…AUKUS의 치명적 빈틈
현재 호주는 AUKUS 협정에 따라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도입하고, 이후 영국과 공동 개발하는 SSN-AUKUS 핵잠수함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실제 전력화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동안 호주는 '장거리 타격 능력의 공백'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패터슨 의원의 제안은 바로 이 '공백'을 겨냥한다.
F-111 퇴역 이후 15년…호주에 '폭격기'는 없다
호주는 2010년 F-111 퇴역 이후 전략 폭격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현재 공군은 전투기 중심 전력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천 km 거리의 목표를 독자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플랫폼은 사실상 부재하다.
B-21은 이 공백을 단숨에 메울 수 있는 카드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기체 한 대당 약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플랫폼이다.
"DSR은 반대했지만"…美 의회서도 '호주 제공' 언급
2023년 국방전략검토(DSR)는 B-21 도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는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미국 정책권 일각에서는 동맹국의 조기 전력 강화를 위해 B-21을 호주에 제공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패터슨 의원의 발언은 이 같은 흐름과 맞물리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AUKUS 지지하지만, 돈 없으면 불가능"
패터슨 의원은 AUKUS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국방비를 빠르고 의미 있게 늘리지 않으면 AUKUS는 다른 군 전력을 갉아먹는 방식으로만 추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립 야당은 국방비를 GDP 대비 최소 3%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없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며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의 본질은 단순한 무기 도입 논쟁이 아니다. 핵잠수함이라는 '미래 전력'과 지금 당장 필요한 '현실 전력'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 것이다.
B-21은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가장 비싼 선택지이기도 하다.
결국 호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핵잠수함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싸울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할 것인가.
AUKUS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