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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적대행위 종결" 선언…호르무즈 협상 결렬·재개전 경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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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적대행위 종결" 선언…호르무즈 협상 결렬·재개전 경고 고조

이란, 핵 협상 유보한 호르무즈 재개방 카드 내밀었지만 트럼프 "불만족"
세계 원유 공급 20% 막힌 채 개전 65일…글로벌 에너지 위기 장기화 우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차단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란 간 외교 교착이 한층 깊어졌다.

로이터·CBS뉴스·Axios·BBC·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각), 이란이 핵 협상을 나중으로 미루고 해협 재개방을 먼저 실현하자는 새 평화안을 파키스탄 중재로 미국에 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만족할 수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군 고위 관계자는 전쟁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고, 협상 교착이 길어질수록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란의 새 제안…"핵 문제는 나중에, 해협 먼저 열자"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각) 익명의 이란 고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의 새 제안은 미국·이스라엘의 비공격 보장을 전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먼저 끝내자는 것이다.

핵 관련 협상, 즉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여부와 제재 해제 문제는 이후 별도 단계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란 측 소식통은 "핵 문제라는 복잡한 사안을 최종 단계로 미룸으로써 합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중요한 태도 변화"라고 설명했다.

Axios는 별도 보도에서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가 파키스탄·이집트·터키·카타르 중재자들에게 이란 지도부 내에서 미국의 요구 수용 여부를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출발하며 기자들에게 "이란이 합의를 원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전쟁 종결의 최우선 조건으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말하는 해협 재개방은 이란의 허가를 받고 통행료를 내야 하는 구조"라며 "그것은 개방이 아니다. 국제 수로를 이란이 통제하는 상황은 정상화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적대행위 종결" 선언과 전쟁권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2026년 4월 7일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없었으며,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적대행위는 종결됐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는 전쟁 개시 60일째 되는 날로, 1973년 전쟁권 결의안에 따라 의회 승인 없이는 군사 행동을 지속할 수 없는 법적 기한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휴전 기간에는 60일 시계가 멈추거나 정지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 해군의 이란 항구 봉쇄가 여전히 적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미네소타주 해밀라인대학교 정치학·법학 교수 데이비드 슐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전쟁권 결의안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트럼프의 행위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며 "헌법 제정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이 바로 의회 지지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강력한 행정부였다"고 지적했다.

상원은 전날 전쟁권 결의안을 47대 50으로 부결시켰다. 공화당에서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과 랜드 폴 상원의원만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은 위헌적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이중 봉쇄 장기화…글로벌 에너지·인도주의 위기


현장 수치는 협상 교착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4월 13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시행 이후 20일 동안 이란 선박 48척이 되돌아갔다.

영국 왕립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이 전쟁 발발 이후 9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CNN은 로이드 리스트(Lloyd's List) 데이터를 인용해 전쟁 전 한 달 평균 3000척이 통과하던 해협을 3월 한 달간 154척만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전 대비 약 5% 수준이다.

쿠웨이트는 4월 한 달간 원유를 한 방울도 수출하지 못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다. 국제 원유 가격은 이란이 새 협상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에 배럴당 107달러(약 15만 8039원)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는 전쟁 전 수준보다 여전히 크게 높다.

알자지라는 트럼프가 이란이 하루 5억 달러(약 7385억 원)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인도주의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변인 카를로타 볼프는 5월 1일(현지시각)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두바이에서 수단·차드로 향하는 구호물자(2,018t) 운송 비용이 전쟁 전 92만 7000달러(약 13억 6917만 원)에서 187만 달러(약 27억 6199만 원)로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케이프오브굿호프 우회 항로를 택할 경우 배송 시간이 최대 25일 늘어난다. 글로벌 화물 운임은 전쟁 개시 이후 약 18% 올랐으며, UNHCR의 글로벌 운송 수용 능력은 2026년 초 97%에서 77%로 떨어졌다.

레바논에서는 4월 17일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며 3월 2일 이후 누적 사망자가 2659명, 부상자 8183명에 달했다. 2일(현지시각) 하루에만 최소 10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카타르·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4개국에 총 86억 달러(약 12조 7022억 원) 규모의 무기를 의회 심의를 생략한 긴급 방식으로 판매 승인했다고 국무부가 지난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세부 내역은 ▲이스라엘에 레이저 유도 정밀타격무기(APKWS) 1만 발 9억 9240만 달러(약 1조 4657억 원) ▲카타르에 패트리엇 미사일방어 보충 서비스 40억 1000만 달러(약 5조 9227억 원) 및 APKWS 9억 9240만 달러(약 1조 4657억 원) ▲쿠웨이트에 통합전투지휘체계(IBCS) 25억 달러(약 3조 6925억 원) ▲UAE에 APKWS 1억 4760만 달러(약 2180억 원)이다.

이란 군 중앙사령부 고위 관계자 모하마드 자파르 아사디는 파르스 통신을 통해 "미국과의 재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어떤 새로운 모험을 해도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유세에서 군사 행동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이란과의 대립을 일찍 끝내고 3년 뒤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따른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공화당으로서는 협상 타결이 시급하지만, 핵 문제와 해협 주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돌파구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