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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협상 '막판 줄다리기'… 호르무즈 30일 내 재개방·핵 담판 60일 로드맵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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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협상 '막판 줄다리기'… 호르무즈 30일 내 재개방·핵 담판 60일 로드맵 윤곽

동결자산·농축우라늄 처리 등 핵심 쟁점 평행선… 브렌트유 배럴당 97달러로 5% 급락
협상 타결 여부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 분수령…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확대로 변수 증폭
2026년 5월 25일, 오만의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5월 25일, 오만의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3개월째 뒤흔들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이 종전 협상의 분수령을 맞고 있다.

양측은 '양해각서(MOU)' 서명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과 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식, 이란 동결자산 해제 시기를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AP·CNN 등 주요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각) 이란 고위급 대표단이 카타르 도하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니케이신문도 26일 중동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합의 후 30일 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이후 60일간 핵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이 협상안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30일 재개방·60일 핵 담판… '단계적 해법' 윤곽


협상의 뼈대는 '단계적 해법'이다. 양해각서 서명 즉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착수하고, 30일 안에 기뢰 제거를 완료해 전쟁 전 수준의 선박 통항을 회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맞물려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도 비례적으로 해제된다.

니케이는 "기뢰 제거 완료 후에는 모든 나라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게 되며, 이란은 통항료 명목의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20%가 지나가는 전략 요충지다. 전쟁 전에는 하루 125~140척이 통과했으나, 이란 혁명수비대의 기뢰 부설과 선박 나포로 지금은 하루 수십 척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란 국영TV는 25일 "최근 24시간 동안 혁명수비대 해군의 승인을 받아 32척, 유조선 5척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핵 문제는 이 30일 이후 별도의 60일 협상으로 넘긴다는 구도다. 미국 측 고위 관리는 CNN에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고농축우라늄을 처리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60% 순도로 농축된 우라늄 440.9㎏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무기급인 90% 순도까지 불과 한 기술 단계 차이로, 미국이 이를 '핵 먼지'로 부르며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 먼지를 내놓지 않으면 한 푼도 없다(No dust, no dollars)"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25일 장중 배럴당 97달러 수준까지 약 5% 급락해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후 브렌트유는 45% 이상 치솟으며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강타했다.

이란 "합의 임박 아니다"…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확대로 변수


그러나 이란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논의 중인 사안의 상당 부분에서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 서명이 임박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은 핵 세부 문제는 양해각서 합의 전 단계에서는 다루지 않으며, 이란 동결자산 해제와 대이란 제재 해제가 보장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의 신임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후퇴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란이 25일 "스텔스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것도 협상 국면 속 이란의 강경 기조를 반영한다.

레바논 전선도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헤즈볼라에 대한 타격 강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으며,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 헤즈볼라 기반시설 70여 곳을 타격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재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 종전'을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레바논 사태가 협상 타결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파키스탄 군 최고 실권자 아심 무니르 육군원수는 2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이미 합의에 근접해 있다"고 전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무니르 원수는 미국과 이란 간 중재의 핵심 인물이다.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확대 요구로 협상 구도 복잡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 이집트, 요르단, 터키에 아브라함 협정 동참을 "의무적으로" 촉구하며, 이란도 합류할 경우 "영예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트럼프 1기 재임 중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가 체결한 국교 정상화 협약이다.

파키스탄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외교를 아브라함 협정 확대와 연계하려 한다"며 "그러나 두 사안은 연결되지 않으며, 연결할 수도 없다. 파키스탄은 이에 따를 의무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국장 알리 바에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협상을 아브라함 협정의 후속편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하나의 허상을 또 다른 허상과 맞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최고경영자 아민 나세르는 "호르무즈 해협이 6월 중순을 넘겨 계속 봉쇄될 경우 에너지 시장 정상화는 2027년까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협상 타결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