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녹색당 당수 “미국 전쟁의 총받이 자처…한국·일본산 재래식 잠수함 도입이 현실적”
앨버니지 총리 공식 일축 “녹색당 훈수 안 들어…트럼프 ‘전함 건조’ 리스크 속 오커스 순항”
앨버니지 총리 공식 일축 “녹색당 훈수 안 들어…트럼프 ‘전함 건조’ 리스크 속 오커스 순항”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영국·호주의 3국 외교·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의 핵심 축인 호주에서 “호주 같은 규모의 국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해 전 세계 해상 교통로를 방어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라는 군사적 자성론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소의 건조 지연과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신형 전함 건조’ 계획이 맞물려 핵잠수함 인도 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차라리 기술적 신뢰성이 높은 한국이나 일본의 최신형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공개적으로 분출되는 양상이다.
7일(현지 시각) 호주 공영 ABC 방송 및 영국 가디언(The Guardian) 등에 따르면, 호주 녹색당의 국방 대변인인 데이비드 슈브리지(David Shoebridge) 상원의원은 ABC의 시사 프로그램 ‘인사이더스(Insiders)’에 출연해 “호주 군사 자산의 핵심 초점은 본토 국경 방어에 맞추어져야 한다”며 오커스 동맹에 기반한 핵잠수함 도입 사업의 전면 취소를 강력히 요구했다.
“호르무즈·믈라카 방어는 착각…미국 전함 건조로 ‘핵잠 인도’ 먹구름”
최근 오커스 동맹은 미국이 호주에 인도하기로 한 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 3척을 기존 ‘중고 2척+신조 1척’ 구성에서 ‘현역 운용 중인 중고(In-service) 3척’으로 전격 수정하면서 호주 내부에서 거센 주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왔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의 경제적 생명줄인 믈라카 해협과 호르무즈 해협 등 전 세계 해상 무역로를 열어두기 위해선 원거리 투사 능력을 갖춘 핵잠수함이 필수적”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해 왔다.
특히 그는 오커스 계약의 실현 가능성 자체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미국 법상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이 호주로 인도되기 위해선 미국 해군 장관과 대통령이 차례로 ‘미국의 국방 역량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보증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의회 청문회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급(Trump-class) 신형 전함 15척 건조 계획’이 미국 조선소의 병목 현상을 심화시켜 호주 인도분을 더욱 지연시킬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방위비만 3680억 달러…한국·일본산 재래식 잠수함이 실질적 대안”
슈브리지 의원은 수십 년간 총 3680억 호주 달러(약 400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오커스 프로젝트를 과감히 폐기하더라도 호주 공군과 해군의 ‘전력 공백’을 막을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원자력 잠수함은 모든 면에서 재앙”이라며, 퇴역을 앞둔 호주 해군의 콜린스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뛰어난 기술력과 압도적인 납기 능력을 증명한 한국이나 일본, 혹은 스웨덴으로부터 통상적인 재래식(디젤-배터리) 잠수함을 다변화하여 도입하는 것이 훨씬 더 국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앨버니지 총리는 같은 날 퀸즐랜드주 칼라운드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안보와 국방에 관해 녹색당의 훈수를 듣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섬대륙인 호주가 해군력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하며, 오커스 프로젝트는 ‘전속력으로 순항 중(Full-steam ahead)’”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말부터 서호주 기지에 미 해군 로테이션 병력이 본격 입주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일정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와 믈라카 해협의 통행료 징수 움직임 등으로 글로벌 해상 무역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호주가 감당할 수 없는 ‘미국 주도의 확장 억제’에 전적으로 올인하는 것이 맞느냐는 녹색당의 지적이 호주 중도층 사유에 상당한 파고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호주 국방·외무 장관이 이번 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맹방들을 잇따라 방문해 나토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내부에서 터져 나온 ‘무기 다변화 및 독자 외교론’은 오커스의 미래에 적잖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