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외교전선 급가동, 6월 18~19일 EU 정상회의서 평화 협상 참여 방안 결론
푸틴, 트럼프 평화안만 수용 용의… 젤렌스키 "유럽 목소리 강해야" 압박
푸틴, 트럼프 평화안만 수용 용의… 젤렌스키 "유럽 목소리 강해야"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을 5년 넘게 끌어온 외교 교착 국면이 유럽의 주도권 경쟁으로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이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독일·프랑스 3국 정상은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직접 회담을 전면 지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의 중재 역할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어, 이번 외교 공세가 실질적 협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 E3, 젤렌스키 편에 서서 대러 외교 결집
공동 성명에서 3국 정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즉각적이고 완전한 정전을 수용하고 항구적 평화 협상을 위한 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즉각적이고 완전한 정전 ▲현 접촉선을 협상의 출발점으로 설정 ▲우크라이나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안전 보장(다국적군 파견 포함)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배상 재원으로 유지 ▲유럽 안보 이익 보호 등을 평화 실현의 핵심 조건으로 명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영국 측에 방공 시스템용 미사일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X)를 통해 "러시아가 전장에서 이기고 있지 않으며, 우리의 중·장거리 타격은 러시아의 침략 확대 능력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도시와 지역을 공포에 빠뜨리는 탄도 위협에 맞선 방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유럽은 중재자 자격 없어"… 트럼프 평화안에만 여지
유럽의 외교 공세에 푸틴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키이우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 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계기 언론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들은 중립성을 주장할 수 없다며 유럽 국가들의 중재 역할을 거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 전역을 러시아에 넘겨야 한다는 영토적 요구도 거듭 밝혔다.
반면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은 러·우크라이나 간 합의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에게 직접 회담을 제안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데 대해서도, 푸틴은 이를 "무례하다"고 일축하며 진정성이 없다고 의심했고, 크렘린 대변인은 젤렌스키가 원한다면 "모스크바로 오면 된다"는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EU 정상회의·미중 외교… 평화 지형 입체적으로 재편 중
유럽 차원의 공식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오는 18~1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초안 문서에 따르면, EU는 러시아가 협상에 진지한 의지를 보이고 무조건적 정전을 실시할 경우 평화 협상에 본격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명시했다.
다만 일부 회원국이 요구하는 EU 특별 외교 대표 임명 문제는 이번 정상회의 결론문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우회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푸틴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일부 거점을 회복하고 러시아군이 피로 징후를 보이는 가운데, 모스크바가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을 강화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E3의 런던 회동이 오는 EU 정상회의와 연결되는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터키, 북유럽 국가들과 함께 E3를 유력한 유럽 측 중재 틀로 거론하며, "협상에서 유럽의 목소리가 강해야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변함없는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이 트럼프 방식 이외의 대화 채널에 문을 걸어 잠근 상황에서, 유럽의 외교 주도권 확보가 실질적 협상 진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