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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원전' 주도권 전쟁… 해상 SMR이 바꿀 에너지 안보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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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원전' 주도권 전쟁… 해상 SMR이 바꿀 에너지 안보 지형도

영국 코어파워, 미국 BWXT와 195MW급 해상 원전 타당성 조사 착수
러·중 부유식 원전 선점에 서방 반격… 조선·에너지 산업 대변혁 예고
영국의 해상 원자력 기술 기업 코어파워가 선박과 부유식 플랫폼에 소형모듈원전(SMR)을 탑재하는 해상 원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의 해상 원자력 기술 기업 코어파워가 선박과 부유식 플랫폼에 소형모듈원전(SMR)을 탑재하는 해상 원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영국의 해상 원자력 기술 기업 코어파워가 선박과 부유식 플랫폼에 소형모듈원전(SMR)을 탑재하는 해상 원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코어파워가 미국 비더블유엑스 테크놀로지스(BWXT)195메가와트(MW)급 원자로 설계를 해상 플랫폼에 적용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 돌입했다고 독일 포커스온이 지난 22(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육상 원전 건설의 고질적인 걸림돌인 부지확보 문제와 송배전망 구축 지연을 동시에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단일 클러스터당 100MW 이상의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는 글로벌 항만에 중단 없는 청정에너지를 공급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중단됐던 'mPower'의 부활, 초기 개념 단계의 도전과 과제


이번 프로젝트에 쓰이는 mPower는 과거 미국 바브콕앤윌콕스(B&W) 주도로 개발되다 지난 2017년 사업성 문제로 중단됐던 원자로 설계다. 이를 미국 BWXT가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와 해상 원전 수요에 맞춰 초기 설계 재활용을 골자로 한 개념 재검토 단계에 부쳤다.

현재 글로벌 SMR 시장에서 상용화 트랙에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뉴스케일(NuScale)이나 GE히타치의 'BWRX-300'과 비교하면 기술적 상용화 단계의 격차가 뚜렷하다. 규제기관의 인허가 취득과 해상 환경에 맞춘 원자로 재설계가 선행되어야 하는 초기 단계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해상 SMR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초기 서방권 기준 kW당 건설비(CAPEX)가 육상 SMR보다 10~30%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공장에서 모듈을 대량 생산해 찍어내는 시점에 이르면 비용 예측성이 확보되면서 단가가 급격히 역전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 선점에 서방권 반격… 데이터센터 전력난의 탈출구


세계 최초 부유식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이미 실전 배치해 상업 운전 경험을 축적한 러시아와 해상 SMR 실증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서방권은 민간 주도의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코어파워의 시도는 서방 민간 연합이 상업화 속도를 올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해상 SMR은 유기적인 대안으로 부각된다.
바지선 형태의 원전을 연안에 계류해 즉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한계를 극복하는 기저부하 역할을 수행한다. 전력망 연결이 취약한 도서 지역이나 오지에 대규모 전력을 즉각 수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유연성을 극대화할 자산이다.

해상 핵연료 리스크 상존… K-조선 빅3의 신성장 기회


바다 위 원전은 영해와 공해를 오가는 특성상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 규제기관의 세밀한 안전 기준 마련이 필수 과제다. 냉각수 확보와 지진 안전성 면에서는 육상보다 유리하지만, 해일이나 태풍 등 해양 재난에 대한 방호 대책과 전력 인프라 연계 시의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특히 사용후핵연료의 해상 저장 및 회수 체계 구축은 상업화의 가장 큰 정치·환경적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와 조선 산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 중인 한국 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LNG FPSO)와 다양한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을 축적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원전과 조선, 전력망을 결합한 융합 산업에 참여한다면 해상 SMR 시장은 조선업의 차세대 고부가가치 수출 동력이 될 것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해상 원자로 인허가 획득 시점이다. mPower 설계의 해상 적용 심사 통과 여부가 상업화 속도를 결정하는 최우선 지표다.

둘째,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여부다. 초기 높은 건설 비용을 상쇄할 빅테크의 장기 구매 확약이 사업성 확보의 핵심이다.

셋째, 국내 조선사와의 부유식 플랫폼 건조 협력 가시화 여부다. 국내 대형 조선업계의 부유식 원전(FNPP) 수주 모멘텀과 기술 결합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넷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및 국제 규제 프레임 확정 여부다. 해상 원전의 국가 간 이동과 폐기물 처리에 대한 공인된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수적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