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공급국 1위 등극한 인도, 정작 현장에선 리콜 도미노
구조적 문제라 단기 해소 어려워…그 틈새가 기회로
구조적 문제라 단기 해소 어려워…그 틈새가 기회로
이미지 확대보기빛나는 성과, 반복되는 리콜
인도의 경제 일간지 비즈니스스탠더드는 최근 인도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원료의약품 등록서류(DMF)를 184건 제출해 중국(149건)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료의약품(API) 공급국으로서 인도의 지위가 한층 공고해진 성과로 받아들여졌다.
인도는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FDA 인증 의약품 제조시설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 FDA는 인도산 의약품과 원료의약품(API)의 안전성과 품질을 현지에서 직접 감독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 주인도 미국 대사관 내에 FDA 인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는 제네릭 중심의 저마진 구조 특성상 유사한 사고가 상대적으로 잦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기에 FDA가 지난해 5월 해외 제조시설 불시 점검 확대 계획을 발표한 뒤 실사가 강화되면서, 과거라면 넘어갔을 경미한 위반도 즉각 리콜로 이어지고 있다.
2025회계연도 FDA 경고서한은 303건으로 전년보다 59% 늘었고, 품질 실사의 62%가 해외 시설에 집중됐다. 앞으로 리콜이나 유사 사례가 더 많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에 풀리지 않는 구조적 문제
업계에서는 이 같은 품질 리스크가 인도 제약업계의 성장 속도와 설비·품질관리 투자 사이의 격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제네릭 가격 경쟁이 치열할수록 마진은 얇아지고, 노후 설비 개선이나 품질관리 인력 확충은 뒤로 밀린다.
짐 뱅크스 미 상원의원은 지난해 10월 마틴 마카리 FDA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4회계연도 기준 인도 공장 실사 대상 중 13%에서 심각한 품질관리 위반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FDA의 해외 실사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74%에 그친다며 실사 확대를 촉구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품질관리 체계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 틈새, K-바이오가 파고든다
인도는 이미 전 세계 제네릭 의약품의 20%, 백신의 60%를 공급하며 미국을 제외하고 FDA 승인 공장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양적 팽창은 품질관리 공백이라는 그늘을 동반한다는 게 이번 리콜 사태의 함의다.
업계에서는 K-바이오의 대응을 두 갈래로 본다. 하나는 인도 시장에 진입하여 고성장의 수혜를 보는 길이다.
인도 정부가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자국 제조업을 육성 정책을 전개하자, 국내 기업들도 수출을 넘어 현지 법인·공장 설립으로 진출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진단기기 기업 프로티아는 14억 인구 시장을 겨냥해 인도 현지 첫 해외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고,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의 인도 인허가를 획득한 뒤 현지 법인을 세워 유통망을 강화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인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방에 맞춰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허가 제품군을 늘려가는 중이다.
단순 수출보다 인도의 대량 생산 능력과 결합한 위탁생산(CMO) 협력이나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이 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른 하나는 품질 신뢰도를 앞세워 인도발 이탈 물량을 흡수하는 길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CDMO 생산능력 확대 투자 계획을 밝혔고,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고객사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알피바이오는 지난달 화성 공장이 FDA 실사를 통과해 글로벌 고객사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뜨는 K-바이오, 따져봐야 할 3가지
프로티아·큐렉소처럼 인도 정부 보조금과 현지 인허가를 발판 삼아 시장에 먼저 들어간 기업들이 고성장의 초기 수혜를 볼 수 있지만, 현지 법인 설립 비용과 파트너사 의존도, 정책 변경 리스크를 함께 안고 간다.
바이오시밀러 협력 측면에서는 셀트리온이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관계를 통해 허가 제품군을 늘려가는 구조이므로, 파트너사의 영업력과 인도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약가 정책이 실적의 변수로 작용한다.
이탈 물량 흡수 측면에서는 에스티팜·알피바이오처럼 품질 이력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물량을 노리는 기업들이 있지만, 인도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워 신규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차를 감안해야 한다.
인도의 성장통이 길어질수록, 그 자리를 메울 준비가 된 쪽이 웃는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