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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이 ‘과잉 생산’으로 둔갑… 서방의 中 청정기술 견제는 ‘불안감’의 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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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이 ‘과잉 생산’으로 둔갑… 서방의 中 청정기술 견제는 ‘불안감’의 발로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 보고서가 촉발한 글로벌 과잉 용량 논쟁 재조명
美·유럽도 보조금 살포하며 녹색 전환 추진… 中 성공만 ‘시장 왜곡’으로 몰아가는 이중 잣대 지적
무역 규제만으로는 산업 재생 불가능… 상호 시스템 간 공존과 협력 가이드라인 모색해야
중국산 BYD 양왕 U9 차량이 2024년 독일 에센에서 열린 에센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산 BYD 양왕 U9 차량이 2024년 독일 에센에서 열린 에센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규제가 강화되고 주요국들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방 세계가 중국을 향해 제기하고 있는 ‘과잉 생산(과잉 용량)’ 논란이 본질적인 경제적 진단이라기보다 중국의 산업적 부상에 직면한 서구권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저렴하고 신속한 청정에너지 보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의 출하량이 증가하자 정작 규제의 족쇄를 채우려는 서방의 이중적인 태도가 글로벌 공급망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글로벌 무역 정책 지표 분석에 따르면, 브뤼셀에 본부를 둔 경제 정책 전문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은 최근 중국의 산업 정책이 청정기술 분야의 과잉 생산 능력과 가격 하락을 유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기고가 크리스틴 로(Christine Loh) 홍콩과학기술대학교 환경연구소 수석 개발 전략가는 서방이 안착시킨 이러한 논리가 원칙이 아닌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 불안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수출 주도 성장과 보조금은 국제 원칙 위반 아냐… 서방도 반도체 등에 대규모 자본 수송


서방이 문제 삼고 있는 중국의 대량 생산과 수출 드라이브는 본질적으로 국제 무역 규정을 위반한 범죄가 아니다. 과거 독일,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 주요 제조 강국들 역시 국내 시장의 흡수 능력을 초과하는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을 통해 경제 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 역시 미국과 유럽이 자국의 농업, 항공기, 반도체 등 핵심 안보 분야에 천문학적인 국책 자금을 수송하고 있는 만큼 중국만의 독단적인 규제 왜곡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저비용 제조업은 글로벌화의 혜택이자 고효율 생산의 상징으로 환영받았다. 그러나 중국이 기술 자강론을 바탕으로 가치사슬의 상위 단계로 올라가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핵심 산업 제품을 대규모로 찍어내기 시작하자 서방의 시각이 급변했다.

미국이나 유럽이 보조금을 집행할 때는 '공급망 회복력'이나 '녹색 전환'이라는 평이한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중국의 투자에는 '시장 왜곡'과 '과잉 용량'이라는 부정적인 가이드를 씌우는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방어 조치는 산업 전략이 될 수 없다… 유럽의 진짜 문제는 기술 격차와 높은 에너지 비용

유럽연합(EU)은 최근 자국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치를 강화하고 역내 제품을 우대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어적 무역 장벽이 유럽 자체의 산업 재생을 이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유럽의 진정한 어려움은 중국의 물량 공세가 아니라 내부의 투자 부족, 높은 에너지 비용, 그리고 첨단 기술 격차 등 자체적인 경쟁력 약화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제약하는 세금 족쇄만으로는 유럽의 산업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

많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서구권의 높은 생산 단가로는 탈탄소화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다. 저렴한 중국산 청정기술 부품은 기후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리적인 도구의 일부다.

중국 역시 단순히 밀어내기 수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전력망과 저장장치, 전기화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다져나가고 있다.

경제시스템 간의 공존과 자제 필요… 하반기 세계 경제 분열의 갈림길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무역 제한 조치가 글로벌 모빌리티 및 에너지 생태계의 숨통을 죄는 2026년 하반기, 과잉 생산 능력이라는 단어는 타국의 산업 성장을 견제하려는 정부의 정치적 수사로 안착하고 있다.

이제 핵심 과제는 서방의 불만을 일방적인 제재나 무역 보복이 아닌, 국제 규칙과 각국의 국내 재생, 그리고 상호 협력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중국의 뛰어난 공급 역량을 무조건적인 위협으로 치부하기보다 글로벌 기후 대응의 기회로 삼아 협력의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것이 세계 경제에 유익하다는 조언이다.

다른 경제 시스템을 가진 국가들이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립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글로벌 무역 전쟁을 발발시켜 세계 경제 지형을 분열의 지옥으로 밀어 넣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올해 하반기 거시경제의 가장 무거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