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VC, 3년 가뭄 끝에 350억 달러 펀드 조성 나서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VC, 3년 가뭄 끝에 350억 달러 펀드 조성 나서

최소 60개 달러화 펀드 조성…이 가운데 VC 펀드가 40개
지난해 조달 136억 달러…2022년 1500억 달러의 10분의 1 아래
미국 연기금 이탈…유럽·중동 자금이 공백 메울지 미지수
중국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신규 달러화 펀드로 350억 달러(약 50조 815억 원) 조달에 나서면서 역대 최저로 위축됐던 펀드 모집 창구가 다시 열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신규 달러화 펀드로 350억 달러(약 50조 815억 원) 조달에 나서면서 역대 최저로 위축됐던 펀드 모집 창구가 다시 열렸다. 사진=로이터

중국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신규 달러화 펀드로 350억 달러(50815억 원) 조달에 나서면서 역대 최저로 위축됐던 펀드 모집 창구가 다시 열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현지시각) 이를 전성기 복귀가 아닌 선별 재개라고 보도했고, 한국의 지난해 AI 분야 벤처투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집계로 13000억 원이었다.

AI 기업 상장 훈풍이 되살린 투자 심리


중국 투자사들은 최소 60개의 신규 달러화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사모투자 자문사 아산테캐피털은 이 가운데 VC 펀드를 약 40개로 집계했다.
투자 데이터 플랫폼 프리킨에 따르면 2022년에는 중국 중심 펀드 1105개가 자금을 모았다. 당시 조달액은 1500억 달러(2146350억 원)였다. 지난해 조달에 성공한 펀드는 97개에 그쳤고, 조달액은 136억 달러(194602억 원)로 줄었다.

투자 심리를 돌려세운 요인은 잇단 기업공개(IPO).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즈푸가 올해 1월 상장했고 미니맥스도 증시에 입성했다.

여기에 문샷AI와 딥시크의 기술 성과, 로봇 분야 진전이 겹치며 관심이 살아났다. 일부 투자자는 중국 AI 기업이 모델을 더 싸게 제공한다는 점을 들어 미국 시장 투자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중국 투자를 검토한다.

홍샨(옛 세쿼이아차이나), IDG캐피털, 매트릭스파트너스차이나, 퓨처캐피털이 새 펀드를 마케팅하거나 조성을 준비 중이다.

홍샨은 올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출자자(LP)에 알렸다. IDG캐피털은 올해 20억 달러(28618억 원) 규모 성장 펀드를 목표로 잡았다. 퓨처캐피털은 AI 하드웨어 기업과 신약 개발을 포함한 AI 과학 연구 스타트업을 겨냥한 펀드로 2억 달러(2862억 원)를 소폭 넘길 전망이다. 홍샨과 퓨처캐피털은 언급을 거부했고 IDG캐피털은 답변하지 않았다.
무룽 양 퓨처캐피털 파트너는 LP들이 중국 운용사를 더 까다롭게 고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합의가 형성되기 전에 선도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업에 투자한 이력을 AI 시대 경쟁력의 증거로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 규제 장벽 속 유럽·중동으로 자금 다변화


미국의 대중 투자 규제는 20251월 시행된 대외투자보안프로그램(OISP)에서 출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공적연금과 대학기금 상당수가 사후 제재와 평판 위험을 피해 중국 VC 출자를 접었다고 2025121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12월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해 이 규제를 법률로 격상했고 고성능 컴퓨팅과 극초음속을 대상에 넣었다. 로이터는 지난달 28(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수입도 막았다고 전했다.

일부 미국 투자자는 민감 기술을 포트폴리오에서 빼는 조건으로 출자를 이어간다. 위안화 펀드는 재원이 두터운 지방정부 투자그룹 의존도를 높였다. 달러화 펀드는 미국 자산 편중을 줄이려는 유럽과 중동 투자자로 눈을 돌렸다. 리카르도 펠릭스 아산테캐피털 아시아태평양 총괄 파트너는 이들이 미국 자금이 남긴 수요 공백을 메울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구매자 우위 시장…회수 지연은 남은 과제


펠릭스 파트너는 "중국 VC 붐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목표 금액은 정점이던 2020~2021년보다 크게 낮다. 시장은 출자자가 조건을 주도하는 구매자 우위 구도로 재편됐다. 투자자들은 후속 라운드 공동투자 권한을 넓혀 관리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운용사(GP)의 자기자본 출자 확대를 요구한다.

1~2인이 운용하며 1억 달러(1431억 원) 미만을 모으는 소규모 전문 펀드도 늘었다. 이들은 로봇 공급망과 AI 에이전트 같은 틈새를 겨냥한다.

회수는 여전히 숙제다. 펠릭스 파트너는 IPO 시장 회복이 숨통을 틔웠으나 상당수 펀드가 아직 투자금을 회수해 LP에 분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LP는 지난 4년간 신중하게 움직인 운용사들이 소진해야 할 자금을 쌓아둔 상태여서 AI를 중심으로 소수 유망 딜에 자본이 몰린다고 전했다.

중국 AI·로봇 스타트업으로 달러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 한국 벤처 시장은 인재 확보와 후속 투자 유치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428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AI 모델·인프라 분야 벤처투자는 13000억 원으로 12대 신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중국 VC의 달러 조달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는지, 유럽과 중동 자금이 미국 연기금의 빈자리를 채우는지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