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컨테이너 물동량 4%씩 증가… 연안 선단 교체에 970억 달러"
중국이 투자액 65%·아세안 5개국 25%…대체 연료 인프라에 12억 달러
선령 30년 넘은 연안 선단 교체에 970억 달러…정부 유인책이 관건
중국이 투자액 65%·아세안 5개국 25%…대체 연료 인프라에 12억 달러
선령 30년 넘은 연안 선단 교체에 970억 달러…정부 유인책이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세계은행(WB)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항만에 2040년까지 해마다 12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처리 능력 확충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미국 해운 전문매체 '더마리타임이그제큐티브'는 8월 2일(현지시간)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이 지역 연안 선단 교체에만 970억 달러(약 138조 원)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수요와 맞물려 고부가가치 선박에 강점이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컨테이너 물동량 해마다 4% 증가
세계은행은 태평양 전반의 해상 운송에서 구조 전반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해양 산업이 새로운 발전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항만 용량을 미리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 컨테이너 물동량은 앞으로 해마다 약 4%씩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 항만들은 2040년까지 3억 TEU를 추가로 처리해야 한다. 컨테이너 처리 능력 확충에만 총 900억 달러(약 128조 7000억 원)가 든다. 이를 연간으로 나누면 해마다 60억 달러 규모다. 총액을 연간액으로 나누면 15년에 걸쳐 집행하는 계획인 셈이다.
중국·아세안 5개국이 투자 90% 담당
건화물과 액체 화물 처리 시설을 더하면 항만 투자 수요는 해마다 120억 달러로 늘어난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약 65%를 차지한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이 약 25%를 맡을 전망이다. 두 축이 역내 항만 투자의 90%를 책임지는 구조다.
대체 연료 인프라 투자도 과제로 꼽힌다. 세계 해운 업계가 탈탄소화를 추진하면서 태평양 개발도상국 항만은 대체 연료 저장 시설과 공급 체계, 안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세계은행은 2040년까지 세 가지 투자 경로를 분석했다. 역내 전반에 대체 연료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주요 시나리오에는 12억 달러(약 1조 7160억 원)가 든다. 거점 항만에 투자를 집중하는 자국 항만 시나리오는 약 5억 달러(약 7150억 원) 규모다.
선령 30년 넘은 연안 선단…교체에 970억 달러
노후 선박은 역내 해상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운항하는 여객선과 연안 화물선, 섬 사이를 오가는 선박의 평균 선령은 30년을 넘었다. 반면 국제 항로를 뛰는 아시아·태평양 선단은 세계에서 가장 젊고 기술 수준이 높다. 이 선단은 70%에 가까운 선박이 2010년 이후 건조됐다.
단거리 노선에는 원래 설계 목적과 다른 용도로 개조한 선박을 주로 쓴다. 선사 규모도 10척 미만을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자체 교체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은행은 역내 노선과 각국 연안 노선 선단을 교체하는 데 약 970억 달러가 든다고 추산했다. 이중연료 추진 방식을 도입하면 145억 달러(약 20조 7350억 원)를 더 써야 한다. 세계은행은 정부 유인책 없이는 이 규모의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봤다.
선박 교체 사업은 역내 조선업을 되살릴 기회로도 읽힌다. 인도네시아는 340개가 넘는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간 신조선 건조량은 100만 dwt에 머물러 있다. dwt란 재화중량톤수로 배가 가라앉지 않고 안전하게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최대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다. 쉽게 말해 '배의 순수한 화물 적재 능력'을 무게(톤)로 표현한 것이다.
연안 여객선과 로로선(RO/RO)을 대규모로 발주하면 꾸준한 수요를 만들고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로로선은 차량이나 화물을 실은 트럭이 스스로 선박의 경사판(램프)을 타고 배 안으로 직접 들어와(Roll-on) 싣고, 내리는(Roll-off) 구조를 가진 선박을 말한다.
한국 조선업계에는 기회와 경쟁이 함께 온다. 이중연료 선박 수요가 커지는 흐름은 고부가 선종에 강점을 지닌 한국 조선소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세안 국가들이 자국 조선소 육성을 앞세워 발주를 자국에 묶으면 중저가 연안 선박 시장의 문턱은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은행이 제시한 정부 유인책의 설계 방향이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폭을 가르는 변수로 남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