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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각 불확실에 발목 잡힌 삼성전자…추가 환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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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각 불확실에 발목 잡힌 삼성전자…추가 환원 '딜레마'

금산법상 자사주 소각 쉽지 않아…배당만으론 주주 기대 못 미쳐
"3년간 총 120조~140조 환원…큰 금액에도 기대치 충족 불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최대 110조 원 상당의 주주환원 보따리를 풀었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을 넘어 싸늘하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자사주 소각에 대한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힘입어 막대한 현금을 끌어모았음에도 정작 지배구조에 발목이 잡혀 주주환원의 핵심 수단을 활용하지 못하는 삼성전자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90조~110조 원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단일 기업 기준 역사상 손에 꼽히는 초대형 주주환원책이지만 시장의 관심은 배당 금액보다 자사주 소각 여부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 판단을 내년 1월로 미루는 등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0조~20조 원 수준에 머물 것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DS투자증권은 잔여 주주환원 재원 가운데 10조~20조 원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주가 부양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배경에는 복잡한 지배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핵심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제24조다. 이 법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의 합은 약 10% 미만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위해 보통주 자사주를 대규모로 사들여 소각할 경우, 금융 계열사들의 합산 지분율이 자동으로 10%를 초과하게 된다.

법정 한도를 넘기지 않으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초과분만큼의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 물론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지난 3월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을 위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분 1조4000억 원어치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판 선례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소각 규모에 따라 수조 원대에 이르는 계열사 지분 매각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계열사 지배력 약화 우려와 대량 매도 물량 부담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의 흔들림과 금융 계열사의 지분 매각 불확실성이라는 딜레마에 빠진 삼성전자는 여러 우회책을 고민하고 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위주의 자사주 소각이다. 우선주를 소각할 경우 보통주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아 금융 계열사의 강제 지분 매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주 소각은 시장 전체의 보통주 유통 물량을 줄이지 못하므로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추가 주주환원책을 확정하기 전까지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의 주주환원 규모는 총 120조~140조 원으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라면서도 "높아진 기대치와 자사주 소각이 맞물리며 실망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