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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우주전 대비 가속…'헌터 위성'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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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우주전 대비 가속…'헌터 위성' 경쟁 본격화

中 우주비행기서 소형위성 방출해 다른 위성 선회
美·英도 中위성 코앞서 첫 합동작전…추격·포획·재급유 기술 개발
미국과 중국이 상대 위성을 추적·무력화하는 ‘궤도전’ 경쟁에 나서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이 상대 위성을 추적·무력화하는 ‘궤도전’ 경쟁에 나서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챗GPT

미국과 중국의 군사 경쟁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넘어 상대 위성을 직접 추적하고 무력화하는 '궤도전'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우주선을 추격하거나 포획할 수 있는 이른바 '헌터 위성'과 궤도상 연료 보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도 동맹국과 합동 우주작전에 나서는 동시에 상대 위성을 교란하는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문서와 우주 추적자료, 특허 관련 자료, 조달공고, 현직·전직 군 관계자 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이 향후 전쟁이 우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 우주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의 비밀 무인 우주비행기가 지구 상공 수백 마일의 상업·군사위성이 밀집한 궤도에서 작은 위성 하나를 방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로이터는 이같이 전했다.

미국 우주추적업체 레오랩스에 따르면 이 물체는 다른 중국 위성 주변을 한 바퀴 돈 뒤 다시 우주비행기 쪽으로 이동했다. 해당 위성과 임무의 구체적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군 역시 소형 우주왕복선과 비슷한 비밀 무인 우주비행기 X-37B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X-37B의 여덟 번째 임무가 시작됐다.

양국이 운용하는 우주비행기는 빠르게 궤도를 변경하고 위성을 방출하거나 화물을 운반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는 잠재적인 '우주 전투기'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中위성, 우주서 '도그파이팅'…포획 기술도 개발


위성은 지금까지 군사 통신과 항법, 정보수집 등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대 위성을 재밍으로 교란하거나 레이저로 센서를 방해하고 심지어 직접 접근해 포획하는 적극적인 무기체계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움직임이 특히 빠르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중국 위성들은 여러 위성이 가까운 거리에서 동기화된 움직임을 보이는 이른바 궤도상 '도그파이팅' 능력을 이미 시연했다. 중국 우주선이 수명이 끝난 위성을 붙잡아 다른 궤도로 옮긴 사례도 있다.

중국의 기동성이 뛰어난 위성군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스젠-26도 지난해 미국 위성영상업체 밴터에 의해 궤도상에서 촬영됐다.

중국은 지난해 궤도상에서 위성 연료 보급을 시도한 것으로 미 우주군은 파악하고 있다.

현재 위성은 발사할 때 싣고 올라간 연료가 떨어지면 기동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궤도에서 연료를 다시 채울 수 있게 되면 상대 위성을 장기간 추적하거나 회피할 수 있어 군사적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로이터가 확인한 특허 관련 문서에서는 중국의 첨단 군용기 제조업체가 위성이 다른 우주선을 추격하면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스스로 비행경로를 계산하는 기술을 확보한 사실도 나타났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가 공개한 기술 이전 자료에는 수백 개의 위성을 동시에 통제하면서 방어·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등장한다.

중국군과 밀접한 다른 주요 대학 연구진은 여러 대의 위성이 그물을 이용해 목표물을 포획하는 방식까지 포함한 추격 위성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모두 공격용인 것은 아니다. 궤도상 연료 보급이나 고장 난 위성 포획은 위성 수리와 우주 쓰레기 제거 같은 민간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동일한 기술이 적국 위성을 붙잡거나 궤도에서 제거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이중용도 성격이다.

◇ 美·英, 中위성 83㎞ 거리서 첫 합동 우주작전


미국도 동맹국을 우주 군사작전에 끌어들이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해 9월 양국 간 첫 합동 군사 우주작전을 실시했다.

우주정보업체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의 추적자료에 따르면 당시 미국 우주군은 콜로라도 기지에서 미군 위성을 영국 위성 가까이 이동시켰다.

바로 그때 중국의 스옌 12-01 위성이 두 위성 아래 약 83㎞ 지점을 통과했다. 우주 공간의 규모를 감안하면 전문가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로 평가하는 수준이다.

군 경력을 가진 우주 전문가 3명은 이 작전이 중국에 보내는 의도적인 전략적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영국이 궤도상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면서 영국 위성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합동 작전을 실시했다는 사실은 공개했지만 당시 중국 위성이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작전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 사이에서 알려진 첫 합동 우주 군사작전이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미·영 작전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우주의 무기화에 반대하고 평화적 이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미국이 골든돔 미사일방어체계와 우주 기반 무기 개발 등을 통해 우주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스옌 12-01이 우주환경 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 무인 우주비행기 역시 평화적인 우주 이용을 위한 실험용 기체라고 설명해왔다.

◇ 美도 궤도 요격무기 요구…전자기 무기는 이미 배치


미국 군 수뇌부도 우주를 본격적인 전투 영역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스티븐 화이팅 미 우주사령관은 적이 전쟁 초기에 미국의 우주자산부터 공격해 미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미군은 위성을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할 경우 적의 우주자산을 위협하거나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화이팅 사령관은 궤도 요격기와 다른 우주무기의 확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위협 수단에는 지상 레이저와 전파방해 장비, 사이버 공격, 대위성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모두 다른 위성에 접근해 살펴볼 수 있는 기동형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이런 위성에 레이저나 발사체를 장착하면 공격용 무기로 전환할 수 있다.

미 우주군은 지난 6월 방산업체 L3해리스가 개발한 지상 배치형 전자기 무기를 도입했다고 공개했다. 적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고 전자기 신호를 이용해 작동을 방해하거나 무력화하는 체계다.

챈스 솔츠먼 미 우주군 우주작전사령관은 지난 7월 중국이 지상과 우주에서 목표물을 교란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의 위협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 위성 무너지면 현대전 '눈·귀' 마비


우주 군비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현대전이 위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도 위성은 병력 통신, 위치 확인, 정찰·감시, 정밀무기 유도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에버렛 돌먼 전 미 공군대학 교수는 미국의 우주 역량이 무력화될 경우 정찰부터 미사일 방어까지 지상에서 운용되는 방대한 미군 전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 궤도 자체도 갈수록 혼잡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약 1만1000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용하고 있으며 중국도 경쟁 위성망을 건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든돔 미사일방어체계에는 우주 기반 요격기도 포함될 예정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022년 사설에서 우주 통제가 국가안보를 지키고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며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위성이 정해진 궤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던 시대에서 서로 움직이며 쫓고 피하는 시대로 변화하면서 미·중의 우주 경쟁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추격, 근접 기동, 포획, 연료 보급 같은 기술은 평화적 우주활동과 공격용 군사기술의 경계가 모호하다. 상대방의 의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성 간 근접 기동이 늘어날수록 오판이나 우발적인 충돌이 군사적 긴장으로 번질 위험도 커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