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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반도체 슈퍼랠리 "이상신호" ...구글-인텔-아마존 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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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반도체 슈퍼랠리 "이상신호" ...구글-인텔-아마존 대체 무슨 일?

김대호 박사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전 고려대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박사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전 고려대 교수
[긴급진단] 반도체 슈퍼랠리 "이상 신호" 구글-인텔-아마존 주가 연쇄 폭락...대체 무슨 일?

하루에 두 번 무너진 기술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는 하루에 두 번 무너졌다. 낮에는 알파벳이었다. 3분기 실적을 내놓은 구글의 모회사는 정규장에서 12% 넘게 폭락했다. 하루 낙폭이 13%를 넘어 회사 역사상 최악의 하루였다. 밤에는 인텔과 아마존이었다.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22% 넘게 떨어졌다. 아마존도 10%가까이 떨어졌다.

인공지능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기업과 그 투자에 칩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같은 날 나란히 무너졌다는 점에서 이번 폭락은 개별 종목의 실적 부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알파벳: 검색은 느려지고 투자는 커졌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약 1276억 달러로 시장 예상에 소폭 못 미쳤고, 순이익은 줄었다.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숫자는 검색 매출이었다. 검색 매출은 634억 달러로 12% 늘었지만 시장이 기대한 15% 안팎의 성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구글의 본업인 검색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실적으로 처음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설비투자는 약 514억 달러로 매출의 40%에 달했다. 대부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에 들어간 돈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 달러로 성장을 이어갔지만, 늘어나는 투자와 둔화하는 본업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는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하루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5000억 달러 넘게 줄었다.

인텔: 지난 분기는 넘었지만 다음 분기가 무너졌다

인텔의 3분기 성적표 자체는 예상을 넘었다. 매출은 165억 달러로 21% 늘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0.52달러로 예상치 0.40달러 안팎을 웃돌았다.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78% 급증했다. 무너진 것은 4분기 전망이다. 매출 150억~160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25달러, 매출총이익률 38%로, 시장 예상치인 매출 170억 달러, 주당순이익 0.43달러, 이익률 43% 안팎에 모두 크게 못 미쳤다.

회사가 밝힌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PC 수요 침체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완제품 가격이 올랐고, 인텔은 PC 시장이 올해 12%, 내년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하나는 이달 초 근로자 두 명이 숨진 이스라엘 Fab 28 공장의 폭발 사고다. 2주 가까이 가동이 멈추면서 10나노 서버 칩 출하에 차질이 생겼고, 회사는 두 분기에 걸쳐 약 6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예상했다. 실적 발표 전 인텔 주가는 연초 대비 150% 가량 올라 있었지만, 10월 한 달 동안에만 23% 가량 빠진 상태였다.

충격은 곧바로 반도체 업종 전체로 번졌다. 알파벳 실적의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9일 정규장에서 1.4%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인텔 실적이 나오자 시간외 거래에서 AMD와 브로드컴,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잇따라 밀렸다. 로이터는 인공지능 투자의 큰손인 알파벳에 이어 인텔까지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이미 식어가던 반도체주에 또 한 번 타격이 가해졌다고 전했다.

이번 실적 시즌에는 엇갈리는 신호도 함께 나왔다. 메모리 품귀는 삼성전자에 사상 최대 매출을, SK하이닉스에 호실적을 안겼다. 그러나 같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 PC 완제품 가격을 끌어올려 인텔의 PC 수요를 끌어내렸다. 한쪽의 호재가 다른 쪽의 악재로 돌아오는 구조가 실적 숫자로 드러난 것이다.

폭락이 남긴 질문


반도체 슈퍼랠리가 끝났는지는 아직 어떤 숫자로도 판가름 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드러난 현상은 분명하다. 인공지능 투자의 가장 큰 수요자는 투자를 늘리는 동안 본업의 성장이 둔화했고, 공급자는 수요가 있어도 공장 사고와 부품 가격 급등에 발목이 잡혔다. 시장은 두 회사 모두에게 지난 분기의 성과가 아니라 다음 분기의 전망을 물었고, 두 회사 모두 그 물음에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도 이 지점에 모여 있다.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되는 속도, 메모리 가격과 PC 수요의 향방, 서버 칩 공급 차질이 풀리는 시점이다. 이번 폭락이 일시적 조정으로 끝날지, 추세의 전환점이 될지는 다음 분기 실적이 보여줄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