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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선' 급한 트럼프의 3단계 경제 정상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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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선' 급한 트럼프의 3단계 경제 정상화 방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정상화를 위한 ‘3단계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의 재개(Opening Up America Again)’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지침은 14일 동안 독감 및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이 줄어들고 양성 반응자가 감소할 경우 ‘1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대한 준수하면서 사회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단계’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증거가 없으면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학교의 개학이 가능하고, 주점도 ‘입식 형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조건 하에 영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3단계’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된다는 증거가 없고, 1단계 요건을 3차례 충족했을 때 적용되는 것으로 요양원·병원 등의 방문이 재개되며 고용주는 직원 현장 배치에 대한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지침을 발표한 데에는 ‘재선’에 대한 다급함이 있는 듯 보이고 있다. ‘경제’를 치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엉망이 되자 초조해진 듯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성’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G20 조망 보고서’에 G20 국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1월보다 6.2%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2.8%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G20 중에서도 한참 아래다. 마이너스 5.9%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전망보다 7.9%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마이너스 1.3%에서 마이너스 5.2%로 하향조정했다. 마이너스 5%대의 성장률은 경제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는 ‘대량 실업’까지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회사의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자 등 5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6월 실업률은 13%, 12월 실업률도 10%나 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의 충격이 본격화되기 전인 2월 이후 14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이들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9%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일자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다급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무리가 따르더라도 경제를 ‘원위치’시킬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3단계 지침’까지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한참 ‘진행형’이다. 사망자는 16일 현재 3만 명을 넘어선 3만990명, 감염자는 63만9733명으로 64만 명에 ‘거의’ 육박했다는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다. 환자 수가 세계 2~5위 발병국가의 숫자를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압도적인 1위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뉴욕주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오는 5월15일로 연장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자 수가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추세라며 ‘경제 정상화’를 밀어붙이면 자칫 사태가 확산될 우려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목숨을 담보로 ‘재선’을 노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