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와 변별력이 다소 확보됐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오는 11월 16일 치러지는 본수능에서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능이 정시전형에서는 절대적인 전형요소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본 수능 수학이) 9월 모의평가처럼 출제되면 만점자가 너무 많이 나올 것”이라 말했다.
출제당국이 11월에 치러지는 2024학년도 수능도 9월 모평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전 과목 난이도 조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최상위권 만점자나 동점자가 늘게 된다면 수도권 상위 대학 정시모집에서 변별력이 떨어져 대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수도권대학은 2024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로 모집인원의 35%를 선발한다. 특히 서울 주요대학 16곳은 전년도부터 정시 40%를 유지하고 있다. 정시 선발비율은 서울대학교 41.5%, 고려대학교 40.3% 등으로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자칫 물수능이 된다면 1등급 점수대가 포화할 수 있다. 1점이라도 높은 표준점수를 확보해야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칫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합격이 물 건너간다.
아울러 상위권 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급 충족 여부가 관건이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입시 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9월 모평은 정부 방침에 따라 공교육이 수능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을 처음으로 배제해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킬러문항 배제로 ‘물수능’ 우려와 달리 변별력을 어느 정도 확보함과 동시에 EBS 연계율은 높였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수학영역 등에서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 확보는 다소 미흡했다는 게 입시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입시업계는 수학영역에서 상위권과 최상위권을 가르는 문항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수학은 기존 킬러 문항이던 세 가지 이상 수학개념을 결합한 문제와 고차원 접근 방식, 대학 수준 개념을 활용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아 당국의 방침대로 킬러문항 배제에는 성공했지만 최상위권 수험생 변별력 확보에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다.
남 소장은 "최저 정답률이 4% 정도였던 2022학년도 수능 수학도 만점자가 2702명이었는데 이번 9월처럼 출제하면 실제 수능 만점자가 2배 가까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수도권 의대 정원이 1010명인 점을 고려했을 때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인턴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