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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M&A 교훈]④ 존재감 없는 국민연금공단…사모펀드 규정 재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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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M&A 교훈]④ 존재감 없는 국민연금공단…사모펀드 규정 재정비해야

국민연금공단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이미지 확대보기
국민연금공단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한국앤컴퍼니 M&A(인수합병)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공시하면서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공개매수가 공시된 지난 5일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고 공시 전 3거래일 동안에도 꾸준히 올랐다.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가 진행되면서 조현범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식 매집에 들어갔고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지난 7일 2만375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한국앤컴퍼니는 M&A 재료가 소멸되며 28일엔 1만5600원으로 장을 마쳐 최고가의 66%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4월 5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6.14%(582만8564주)를 갖고 있었으나 8월 22일까지 지분 3.80%(361만1152주)로 낮추면서 지분 2.34%(221만7412주)를 처분했다. 이 기간중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1만850원에서 1만3600원 사이를 오갔다.

국민연금공단은 한국앤컴퍼니 M&A 재료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무관심으로 응대했다. 그결과 국민연금공단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결과를 맞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보유한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M&A 경쟁이 뜨거울 때 조현범 회장이나 MBK파트너스(조현식 고문 측)와의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하면 장외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팔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 기회가 사라졌다.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지분은 M&A 재료가 사라진 후 낮은 가격에 팔리거나 계속 유지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준조세로 오너가의 경영권을 방어해주는 보호막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한국앤컴퍼니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앤컴퍼니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예 주가지수 인덱스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가지수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효과도 누릴 수 있고 오너 리스크나 사법 리스크 등의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 2236.40에서 28일 2655.28로 올해 한해 장을 폐장하며 18.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지난해 말 1만3950원에서 28일 1만5600원으로 11.83%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이 사법 리스크가 큰 종목을 갖고 있거나 사모펀드에 의뢰해 주식 운용을 맡기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의 인덱스 펀드 투자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려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사모펀드에 높은 운용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연금 운용을 의뢰받은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보다 낮은 사례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은 허술한 주식운용으로 인해 사모펀드들의 배만 채우고 국민들이 누려야 할 국민연금이 사모펀드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사모펀드에 대한 블라인드 투자나 높은 운용비용 지불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미 한진칼, 한샘, PI첨단소재 등에서 M&A 후 주가급락을 몇차례 겪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펀드)는 28일 보유하고 있는 DB하이텍 주식 250만주를 1650억원에 팔아 주당 6만6000원에 DB그룹 측에 넘겼다. KCGI가 매각한 DB하이텍 주가는 이날 종가인 5만8600원보다 12.63%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DB하이텍의 주식 407만3901주(6월말 기준)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사모펀드가 주식을 팔고 떠나는 상황을 그저 바라만보고 있을 뿐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수익률을 높이려하기 보다는 오너가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보호막 역할에 불과하다면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게 되고 준조세인 국민연금을 더 거둬들이려는 데 대한 저항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의 M&A는 오너가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M&A 접근법, 백기사의 배임죄 여부 등 여러 문제점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앤컴퍼니 M&A는 국민연금공단이 스스로 존재감을 키우고 사모펀드에 대한 규정도 제대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