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다가 현재 한화 스포츠 구단들이 '이글스'란 이름처럼 제대로 날고 있다. 프로야구, LOL(리그오브레전드) 등 나란히 지난 9일 10연승을 달성했다. 구단주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난해 12월 30일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은 41조874억원에서 지난 9일 기준 89조8997억원으로 118.80% 성장했다. 이는 전체 45개의 그룹사 중 압도적인 수치다.
한화그룹의 개별 종목 중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방산 대표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이 기간 168.91%(55만1500원) 올라 87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소위 '황제주'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130만원으로 제시했으며, 키움증권도 100만원으로 어림잡았다.
최근 방산주와 조선주가 관세 리스크 '피난처'로 동시에 부각되면서 한화그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 방위산업과 조선업이 관세 우회 업종으로 주목받았다.
한편 한화그룹사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이끈 것이 아니다. 그 뒤로 한화오션(113.65%), 한화시스템(107.30%), 한화솔루션(102.54%), 한화(93.31%), 한화엔진(70.01%) 등 모두 크게 상승했다. 한화그룹의 11개 종목 중 한화손해보험만 1.49% 내리며 유일하게 하락했다.
게다가 한화 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 구단들도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을 상대로 '21세기 첫 10연승'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26년만에 10연승을 달성했다.
한화의 마지막 10연승은 1999년 9월 24일 현대 유니콘스∼10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마지막이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구단 한화생명e스포츠도 기세가 매섭다. 개막전 패배 후 10연승 질주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10연승을 기록한 한화생명은 시즌 10승 1패(+15)로 선두 젠지e스포츠(11승)와의 승차를 1게임으로 좁혔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올해 신설된 국내 대회 'LCK 컵'과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 모두 석권하며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야구와 e스포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이중 엔진'이 본격 돌아가면서 한화그룹은 더할나위 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김승연 회장의 지분 증여라는 파격적 카드를 통해 승계 구도를 공식화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재계에서 '상남자'로 불리는 김승연 회장의 직선적인 경영 스타일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이례적인 속도로 제동을 걸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부문 부원장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이 존재하는데도 왜 유상증자를 택했는지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증자 전후 한화그룹의 지분 구조 재편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해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전격 증여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4.86%,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3.23%씩 배분했다.
이번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은 자신이 직접 보유한 지분 9.77%에 한화에너지(3형제가 100% 지분 보유)의 ㈜한화 지분 22.16% 중 자신의 몫을 합산해 실질적으로 20.85%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의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만 73세 김승연 회장에서 만 42세 김동관 부회장으로 한화그룹의 경영권이 공식적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는 일반적인 재계의 승계 시기보다 훨씬 빠른 결단으로, 김 회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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