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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불화장품이 키운 잇츠스킨, "달팽이가 모기업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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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불화장품이 키운 잇츠스킨, "달팽이가 모기업을 삼켰다"

합병가액 잇츠스킨 4만1193원, 한불화장품 33만4434원… 매수청구권 4만25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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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스킨은 한불화장품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의 상호는 잇츠한불이다.

잇츠스킨은 “경영효율성 증대와 화장품 제조업과 판매업의 통합에 의한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병목적을 설명했다.
잇츠스킨과 한불화장품의 합병비율은 1 대 8.1186341이다. 한불화장품 1주에 대해 잇츠스킨 8.1186341주를 받는 구조다.

합병가액은 잇츠스킨의 경우 주당 4만1193원, 한불화장품은 주당 33만4434원으로 산정됐다. 합병일은 5월 1일이며 신주 교부 예정일은 5월 12일이다.

잇츠스킨이 합병을 공시하기 직전 거래일인 2월 16일의 종가는 4만2850원이다.

잇츠스킨의 주가는 지난해 5월 13일 최고점 10만3500원을 찍었고 올해 1월 26일 최저점 3만6800원을 기록했다.

잇츠스킨의 주당 4만1193원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7196억원 상당에 달한다.

잇츠스킨의 합병가액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2월 16일을 기산일로 1개월 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기준가액을 산정한 후 할인 또는 할증 없이 그대로 적용했다.
비상장업체인 한불화장품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합병가액은 본질가치로 평가한 가액으로 산정했다. 본질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1과 1.5의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이다.

그 결과 한불화장품의 주당 가치는 33만4434원으로 나왔다. 외부 평가에 관한 사항은 삼정회계법인이 맡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9월 말 현재 잇츠스킨의 주주분포는 최대주주인 한불화장품이 지분 50.37%(879만9998주)를 갖고 있고 임병철 회장이 14.65%(25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불화장품은 2015년 말 현재 임병철 회장이 지분 55.61%(63만6706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이번 합병으로 존속회사인 잇츠스킨은 합병신주(액면가 500원) 445만8015주를 발행하여 소멸회사인 한불화장품의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교부하게 된다.

잇츠스킨은 또 소멸회사인 한불화장품이 보유하고 있던 잇츠스킨 879만9998주를 승계하여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게 되며 승계할 자기주식 중 483만7001주를 합병신주에 갈음하여 한불화장품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이전한다.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4만253원인 반면 잇츠스킨의 현재 주가가 5만원을 오르내리는 수준이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드물 것으로 추정된다.

잇츠스킨은 이번 합병으로 R&D(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R&D센터를 신설한 잇츠스킨은 37명의 한불화장품 연구원을 흡수하며 연구인력이 보강됐다.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론칭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또 이번 합병을 통해 네오팜을 관계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네오팜은 아토팜, 제로이드 등 소아용보습제 및 메디컬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불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1990년대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도한 기업이다. 개성상인 출신인 고(故) 임광정 회장이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을 설립해 각각 장남과 차남·삼남에게 승계했다. 한불화장품은 차남이 작고하면서 삼남인 임병철 회장이 맡게 됐다.

잇츠스킨은 한불화장품이 2006년에 만든 회사다. 2013년까지 매출은 50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달팽이크림’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잇츠스킨 매출은 2014년 2419억원, 2015년 309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5년 말에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됐다.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진일보한 화장품 연구개발 능력과 설비를 갖추게 됐다”면서 “R&D, 제조설비, 마케팅, 영업부문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화장품기업으로 변모해 화장품 산업을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