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中 게임업계, 규제당국 변덕에 '침체' 지속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中 게임업계, 규제당국 변덕에 '침체' 지속

"예측 가능한 당국의 규제 원칙 절실"
중국 규제 당국의 변덕 탓에 게임업계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규제 당국의 변덕 탓에 게임업계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의 미디어 규제 당국은 이달 초 온라인 게임에 대한 판매 신청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권한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 목적인데 규제 당국의 이러한 정책이 중국 게임업계의 '침체기'를 지속시키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물론 텐센트홀딩스(騰訊控股)와 왕이(網易) 등 온라인 게임 대기업이 규제 당국의 새로운 규칙에 대응 못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권한 강화를 도모한 규제 당국의 갑작스럽고 변덕스러운 시책 운영은 "게임 기업의 평가액 침체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국 게임업계의 성장 동력은 "예측 가능한 감독 당국의 규제 원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미디어 전반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권한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이후 "온라인 게임의 승인 동결"이라는 뜻밖의 전개로 이어졌으며, 이 때문에 시장에서 도태돼 떠나는 업체는 급격히 늘어났다.

게다가 교육부 또한 온라인 게임을 둘러싸고 "아이들 사이에서 근시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개발 업체를 정조준한 규제 정책을 부지불식(不知不識) 중에 발표했다. 또 교육부의 정책이 발표된 다음 날, 텐센트의 시가 총액은 200억 달러(23조1860억 원) 가량 날아갔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게임의 판매 승인이 재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침체기에 빠진 게임업계는 회생하지 못했다. 조사 회사 니코 파트너스(Niko Partners)에 따르면 올해 1∼3월에 승인된 게임 타이틀은 800건에 불과해 2018년 같은 기간 2000건에 육박했던 데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물론 물의를 빚기 어려운 건전한 내용의 게임 보급을 도모하려는 규제 당국의 노력을 통해 타사 제품을 흉내 낸 짝퉁 작품과 도박 등 악습을 조장하는 작품을 시장에서 쓸어냈으며, 그로 인해 제대로 된 혁신적인 업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너무 건전한 게임들만 승인된 것으로 중국 유저들에게 로컬 게임에 대한 매력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어 이 때문에 중국 게임업계는 회복 불가능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감시 당국에 의한 일련의 궤도 수정 정책이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이루어진 채,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이러한 정치면에서의 불확실성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뉴욕 시장에서의 신규 주식공개(IPO)를 신청한 '더우위(斗鱼·Douyu)'와 같은 게임 스트리밍 업체에도 먹구름을 건네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더우위는 IPO로 5억 달러(약 5797억 원)를 조달할 계획인데 참가 업체의 신청이 저조해 곤란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더우위는 신청 서류에서 중국의 게임 규제 현황에 대해 "복잡하고,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지적은 지난해 더우위가 당국으로부터 콘텐츠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앱 판매 사이트에서 다수의 작품을 철수시킨 원인에 대한 설명에서 적었다.

최근 "온라인 게임에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가 종종 등장한다. 아마 중국 규제 당국도 자신들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중국 게임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