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지리적 특성상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더 강세를 보였던 글로벌지역 중에 하나다. 한국 유통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도 이런 특징에서다.
중국 내 한국 제품은 고가지만, 품질이 좋아 그곳 중산층들과 부유층들에게 인기다. 한국제품을 구매해 쓰는 것만으로도 중산층 이상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교육, 생활 수준이 낮은 서민층들에게 한국 오프라인 매장은 낯선 곳이다. 반짝 할인행사라도 시작되면 자국 제품인줄 알고 불티나게 구매하는 중국인들도 왕왕 있다고 한다. 그런 날엔 한국 기업들의 매출은 고공행진한다. 중국 내 현지 한국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알듯 모를듯 이상 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는 것도 그 같은 이유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게 되는 형국이다. 중국인들의 무지가 불러온 뜻밖의 행운이다.
이젠 그런 행운도 다했다. 중국인들의 구매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떼로 몰려와 매장 깨기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품질은 좋지만 고가여서 엄두가 나지 않는 한국 제품이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무지의 중국인들이 빠르게 알아버렸다. 온라인 할인의 꿀맛에 푹 빠진 것이다. 인공지능이 춤추는 최첨단 시대에 온라인, 모바일 구매를 이제야 알았다는 게 말이 되나 싶겠지만, 상식적인 생각보다 그 이상으로 중국은 넓다. 높은 문맹률만봐도 온라인 구매 시도가 이제서야 일어난다는 게 지나친 비약은 아니다.
모바일 세상에 눈뜬 중국 벤처기업들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내놓고 있다. 중국인들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매장으로 옮겨가는 구체적인 근거라고 볼 수 있다.
사드 보복으로 롯데 등 중국 내 한국기업들은 단기간 큰 손해를 봤다. 온라인 세상은 그 어떤 보복에도 자유롭다. 중국 벤처기업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조규봉 기자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