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백화점 실적 발표, 불황 속 실적 둔화 결과 내놔…롯데百만 나홀로 성장
2분기 전망도 흐림…집객 효과 낼 콘텐츠로 승부수
2분기 전망도 흐림…집객 효과 낼 콘텐츠로 승부수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백화점 빅3 중 두 곳은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매출은 당초 우려와 달리 3사 모두 소폭 증가하면서,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960억원, 영업이익은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21.1%씩 상승,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성장했다. 그러나 작년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4% 상승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20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감소한 110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올 1분기 순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5727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줄었다.
업계의 매출 신장을 이끈 것은 패션·잡화·화장품 상품군이다. 엔데믹에 외부 활동이 잦아지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작년, 백화점 3사를 휩쓴 ‘명품’ 매출은 뚝 떨어졌다. 고가인 명품은 매출 파이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마진 상품에 속해 효자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명품 매출성장률이 30%에 달했던 신세계백화점의 올 1분기 명품 매출성장률은 3%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년 1분기 20%대 수준이었던 명품 매출신장세가 꺾이며 9%대로 내려왔고 롯데백화점도 명품 신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또 수도광열비, 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판촉비,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백화점 수익 둔화 배경에 대해 “객단가가 높은 명품 부진과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선제적 마케팅 효과에 웃은 롯데百 …업계, 2라운드는 ‘집객 콘텐츠’
짙은 경기 불황 속 롯데백화점이 나홀로 웃은 배경에는 고객 수요에 한 발 앞서 진행한 선제적 마케팅 효과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현대백화점보다 이른 2월부터 ‘웨딩페어’를 열어 혼수 준비에 나선 예비 신혼부부들의 수요를 적극 공략했다. 통상 웨딩페어는 4·5월 가장 수요가 높아 이르면 3월부터 진행한다. 지난해까지 롯데백화점도 3월에 관련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보다 한달 앞서 웨딩페어에 나서면서 관련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월에 웨딩페어를 시작하면 2분기에 속하는 4·5월경에나 실적이 반영되는데, 올해는 2월부터 진행하면서 해당 매출과 수요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우수 고객 관리에 힘쓴 영향도 이번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 이 관계자는 “경기 침체시기에는 우수 고객 기여도가 커지기 때문에 우수고객을 타깃으로 한 사은 행사와 할인을 확대해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2분기도 불경기로 인해 업황이 어두운 만큼 각사만의 ‘집객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집객 프로모션을 확대해 상권 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 향후 베트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문관’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반기 중 강남점의 영패션전문관을 새단장하고,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 신백선물관을 확대하는 등 온·오프라인에 걸쳐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캐릭터 ‘흰디’로 고객 발길을 모을 예정이다. 현재 ‘흰디 비긴즈’라는 테마 행사를 진행 중인 현대백화점은 차별화 콘텐츠를 무기로 소비 위축에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객 효과를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해 어려운 업황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며 “소비 회복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잘 준비해서 성장세를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