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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KDB생명 합병시 10위권 내 진입…보험 판도변화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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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KDB생명 합병시 10위권 내 진입…보험 판도변화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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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자료=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전에 참전해 하나생명과 합병이 성사되면 보험업계 자산 규모 기준 10위권 내로 도약할 전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숙원 사업인 비은행 강화 승부수가 통할 경우 보험업계의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지난 7일 마감된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파운틴프라이빗에쿼티(PE)와 WWG자산운용은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KDB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92.73%로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하나금융이 이번 M&A로 하나생명과 KDB생명의 합병을 성사시키면 보험업계 자산 규모 기준 10위권 내로 도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의 판도 또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생명의 총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6조3265억원으로 생보사 23곳 중 17위 수준이다. KDB생명의 자산 규모는 약 20조원이다.
보험 사업군의 다각화도 노릴 수 있다. 하나생명은 저축성 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보험사이고 KDB생명은 보장성 보험에 주력해 수익을 내는 회사라 인수가 성사되면 두 회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숙원 과제로 제시해온 만큼 하나금융이 이번 KDB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당사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 KDB생명에 대한 비구속적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함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함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강점 극대화 및 비은행 사업 재편'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비중이 높은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은 순이익 9707억원을 올리며 지주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하나자산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부진하면서 은행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022년 1분기 34.6%에서 올해 1분기에는 16.8%로 떨어졌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기여도인 30~40%에 비해서도 낮은 상황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리딩뱅크를 판가름 짓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인 만큼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함 회장이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 카드사 등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지주로서는 인수합병 전략이 단기간에 몸집을 키우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주효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KDB생명의 인수 매력도가 다소 낮은 편이고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의 자금 수혈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발생할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KDB생명의 부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6조6210억원에 달한다.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대형 생보사 3개사(삼성, 한화, 교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6~7주간의 실사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 지분매입 등 구체적인 인수조건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건전성 강화를 위한 유상증자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