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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매각 차질] HMM, KDB생명도 안심 못해…막판까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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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매각 차질] HMM, KDB생명도 안심 못해…막판까지 '살얼음판'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산은의 남은 주요 매물인 HMM과 KDB생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매각이 본격화되는 HMM은 하림·동원·LX그룹 3파전인데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기업가치 6조원 규모인 HMM을 인수하기에 하림·동원·LX그룹 3사의 ‘실탄’이 충분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14년째 매각 답보 상태인 KDB생명은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 이후 정상화에 약 1조원 안팎의 자금투입이 부담이다.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건전한 ABL생명이나 잠재적 매물인 동양생명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채권단은 하림·동원·LX그룹 등 세 곳을 적격 인수후보로 판단했다. 앞서 진행된 예비 입찰에는 LX,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 독일 최대 선사인 하팍로이드 등 4곳이 참여했지만 하팍로이드는 국내 해운업 경쟁력 제고 및 국부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입찰 자격을 얻지 못했다.
적격 인수후보자로 선정된 위의 세 기업은 HMM을 두 달간 실사하고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 매매 계약(SPA) 체결 순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인수후보에 오른 기업들의 자본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MM 매각 대금은 시가총액으로 평가한 지분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6조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하림·동원·LX그룹 모두 현금 동원력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이다.

실제로 세 기업의 현금 보유력은 인수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가장 큰 LX그룹이 2조4000억원, 하림그룹이 1조5000억원, 동원그룹이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모자라는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세 회사는 사모펀드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거나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방안 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I의 특성상 HMM의 안정화나 인수기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보다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호아시아나 또한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했으나 과도한 인수비용으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결국 내리막길을 걸었다.

산은은 HMM의 높은 인수비용을 감당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는 대기업에 매각되기를 기대했으나 중견기업만 참여하면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인수후보 기업의 역량에 대한 검증을 충분히 마치지 않고 매각을 서두르면 향후 졸속 매각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한 만큼 당초 산은이 목표했던 연내 매각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