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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억원' 새 은행연합회 수장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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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억원' 새 은행연합회 수장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내정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은행권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의 새 수장으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다. 민간 출신 거물급인 조 전 회장이 낙점되면서 향후 은행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불 예정이다.

16일 은행연합회는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회추위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6명의 압축 후보군을 정했다.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도 후보에 포함됐지만 고사해 '5파전' 양상이 전개됐다.

회추위 멤버는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산업은행(강석훈), NH농협은행(이석용), 신한은행(정상혁), 우리은행(조병규), SC제일은행(박종복), 하나은행(이승열), 기업은행(김성태), KB국민은행(이재근), 한국씨티은행(유명순), 광주은행(고병일), 케이뱅크(서호성)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이다.
이들은 1명씩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투표권도 갖고 있는데 만장일치로 조 전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조 내정자는 오는 27일 예정된 사원총회를 거쳐 15대 은행연합회장에 오르게 된다.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3년간이다.

조 내정자가 최종적으로 은행연합회장에 오르면 4대 금융그룹 회장 출신 첫 회장이 된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4명 중 10명이 관료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특히 그가 최근까지 신한금융 회장을 지냈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용퇴했다는 점에서 조 내정자 스스로도 은행연합회 회장 등극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957년생인 조 내정자는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뉴욕지점장,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하고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 회장에 올랐다.

논란이 된 건 3연임 과정이다. 그가 신한금융 회장 재임 시절 KB금융을 제치고 '리딩 그룹'에 올려놓는 등 성과로 당초 3연임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지난해 12월 회추위 면접 이후 갑작스럽게 용퇴를 선언했다.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에 따가운 눈초리를 보낸 만큼 외압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과 은행권 사이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로 꼽히는 만큼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은행권이 관료 출신보다 조 내정자를 선호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은행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자 장사' 비판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횡재세' 추진 등 거대한 외풍에 시달리고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데 최근까지 현업에 있던 조 내정자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권을 이미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상생금융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료 출신보다는 거물급 민간 출신이 소통에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 내정자가 최근까지 리딩 금융그룹의 회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