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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치킨게임①] 공룡된 보험사 GA, 연 7조 시장 ‘독식’…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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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치킨게임①] 공룡된 보험사 GA, 연 7조 시장 ‘독식’…양극화 심화

늘어나는 ‘자회사형 GA’…생명·손해보험사 총 17개사 설립
중소형 GA 인수하며 영향력 확대…전체 매출 88%가 대형사
경쟁 과열하면서 ‘불완전 판매’ 우려도…일각선 자성의 목소리

보험사와 GA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와 GA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보험사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연 7조원 시장을 독식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형 보험사는 GA들을 잇따라 인수합병하면서 전체 시장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공룡화되과 있다. 보험사들은 기존 전속 영업 채널만 가지고는 신계약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회사형 GA 설립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경쟁 과열로 시장 질서가 훼손되고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보호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따르면 현재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보험사는 총 17개사로 7조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업권별로 나눠보면 삼성·한화·미래에셋·신한라이프·메트라이프·흥국· AIA·KB라이프·라이나·동양·ABL생명 등 생보사가 12개사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손보사 5개사보다 많다.

자회사형 GA설립이 두드러진 배경은 영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신계약 따내기가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보험산업 성장성이 둔화하면서 고정비는 늘어나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져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관리에 고민이 깊었다. 특히 과거보다 전속설계사 이탈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신규인력 채용이 어려워져지자 전속채널 유지 역시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업조직의 운영효율성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GA설립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초기에는 현재처럼 자회사형 GA의 존재감이 부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대형 보험사들이 자본력을 동원해 중소형 GA들을 잇따라 흡수하면서 점유율을 넓혀가는 중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현재 GA 1위 보험사인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판매 전담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한 후 이듬해 대형 GA사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면서 1년 만에 설계사 수가 2만5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는 설계사 수가 2만2000으로 줄었지만,출범 3년 만에 GA시장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22년 482억 원 적자였던 한화금융서비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89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에서 독립한 이후 2년 만에 흑자전환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6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자회사형 GA 등장과 대형화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가장 심각한 게 양극화다. 우리나라 GA 수는 3만개 정도인데 이중 소속 설계사가 500명이 넘는 대형GA는 71개로 전체 비중의 0.2% 수준이다. 전체 보험 설계사 수는 24만명 정도인데, 대형GA 소속이 19만명으로 전체 약 80% 차지한다. 매출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22년 기준 GA 전체 수수료 수입 총 7조1851억 원이다. 이중 대형GA가 가져간 비중이 88% 이상이다.

스카웃 경쟁에 따른 설계사 이탈도 여전히 문제다. 대형 GA들이 수억 원대 연봉을 내걸고 ‘스타 설계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설계사 정착률이 낮아진 상황이다. 작년 보험사와 GA들이 과당경쟁을 자제하자고 자율협약을 맺었지만, 영업·영입 경쟁은 여전히 지속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계약 확보가 어렵다 보니깐 실적 개선을 위해 설계사 조직을 확대하는 추세”라면서 “영업경쟁이 과열하다보니 실적 올리는 데만 급급하거나 승환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