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비적용·투자 수요 맞물리며 신규 취급액 15% 이상 늘어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담대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6조14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조504억원과 비교하면 약 열흘 만에 897억 원 증가한 수치다.
5대 은행의 예담대 잔액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달 11일까지의 증가 폭은 7월 한 달간 늘어난 규모(480억 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6·27 대출 규제를 꼽았다. 해당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범위로 제한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 이후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고객들이 예담대를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된 이후, 상대적으로 DSR 적용을 받지 않는 예담대에 수요가 집중된 것도 한 요인이다. 예담대는 예금 납입액을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으며, 신규 취급 시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실제로 A은행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후로 선수요까지 몰리며, 6∼8월 월평균 신규 예담대 취급액이 1∼5월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투자 목적 자금 수요도 예담대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담대는 신용대출처럼 생활자금 성격이 강하다”며 “최근 공모주 청약 열기와 증시 강세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해 예담대를 활용한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