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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전성시대] 삼성·교보·DB손보, AI로 허위청구·이력 등 전방위 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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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전성시대] 삼성·교보·DB손보, AI로 허위청구·이력 등 전방위 소탕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따라 민관협력 대폭 강화
사후 적발에서 사전 예방 단계 패러다임 전환
AI·데이터 분석 기반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구축
정부와 보험사들이 협력해 보험사기 적발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와 보험사들이 협력해 보험사기 적발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하면서 정부와 보험업계가 합심해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법·제도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고도화하는 보험사기에 대응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 사후 적발에서 사전 예방 단계로 보험사기 대응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AI와 빅데이터가 결합한 실시간 감시 체계도 구축하면서 적발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거란 기대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민관협력을 통해 보험사기에 대한 적발과 감시 체계가 과거와는 다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작년 8월부터 시행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정책당국의 조사권이 대폭 강화했다. 개정안에 따라 보험사기 행위 알선·권유 금지, 자료제공 요청권 신설, 징역형과 벌금형 병과, 입원 적정성 심사 기준 마련 의무, 자동차보험사기 피해 고지 의무 등이 도입됐다.

정책당국은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등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며, 보험사기를 알선·권유하는 웹페이지 조사 시 SNS·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게시물 게시자의 접속기록과 신상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단속도 강화됐다. 경찰은 보험사기를 민생침해 10대 악성사기 과제로 지정하고 금융감독원, 생·손보협회 등 유관기관과 합동 단속을 진행 중이다. 2024년 5~6월 특별단속 기간에는 전년 동기 대비 검거 건수가 97.5%, 검거 인원은 114.6% 급증한 636건, 3,219명이 적발됐다.

올해 들어서는 ‘보험사기 수사협의회’ 신설과 함께 전국 단위 특별단속을 실시, 불법 개설 의료기관 등 의료법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적극 신청해 범죄수익 환수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 스스로도 AI·데이터 분석 기반의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고도화하며 대응 전선을 넓히고 있다.
삼성화재는 ‘IFDS(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에 사전탐지 예측 기능을 추가, 고객 정보와 사고 이력을 분석해 위험군 여부와 주로 사용하는 사기 수법을 식별한다. DB손해보험은 보험사기방지시스템으로 대구 지역 모 치과의 보험금 청구 급증을 포착했다. 보험가입 패턴의 유사성과 허위청구 정황을 AI로 분석해 수사기관에 의뢰했다. 또 설계사 업무를 지원하는 ‘AI 비서’ 기반 사전 인수심사 시스템을 특허 등록해 가입 설계 단계부터 위험 고객을 가려내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교보생명은 2019년부터 AI 기반 보험사기예측시스템을 운영해 지난해 7월까지 378건의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48억6000만 원을 환수했다. 의료기관·설계사·계약자 간 연계 패턴과 청구 이력 데이터를 분석해 고위험 건을 선별하며, 장기·실손보험 허위청구 대응에 특히 강점을 보인다. 또 신한라이프는 2024년 11월,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AI OCR(광학문자인식)’ 솔루션을 사고보험금 지급 시스템에 도입했다.

보험금 청구 서류의 문장형 진료 소견서까지 자동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입력하는 기능을 갖췄으며, 이를 통해 보험금 접수 절차를 간소화하고 실시간 지급 대상 건은 즉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과거 청구 서류의 이미지 분석과 데이터화를 통해 서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고, 잠재적 보험사기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예방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보험사기대응 전담조직(SIU)을 신설하고 경찰 출신 조사인력을 충원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6% 증가한 190건의 보험사기 의심 건을 적발하고 수사의뢰 등 법적 조치했다. 보험개발원은 정책당국과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영상분석 및 상해위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미한 자동차 사고의 대인 지급보험금 과다 청구를 걸러내기 위해 사고 재현 시험과 속도변화 산출 등 공학적 분석을 진행하고, EDR(사고기록장치) 데이터를 활용해 사고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한다. 재촬영 영상 분석 방안 연구와 상해위험 분석 프로그램 고도화도 병행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지능화·고도화하고 있지만, 적발이나 감시 체계 역시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사전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