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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긴축②] “올해도 차 사긴 글렀네”…금리 부담에 '할부 혜택’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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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긴축②] “올해도 차 사긴 글렀네”…금리 부담에 '할부 혜택’ 축소

디 올-뉴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디 올-뉴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 등 신사업 혜택도 이전보다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최저 5%, 최고 9%까지 올라 자동차 할부 자산이 10조원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고금리로 인해 카드사 자동차 할부 금리가 최대 3배 이상 오르면서 고객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객이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 신차를 카드사 자동차 할부 서비스를 이용해 현금구매비율 30%, 48개월 할부로 구매하려면 최저 5%(하나카드)에서 최고 9.1%(우리카드)의 금리가 책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4년 전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2~3%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는 금리가 최대 3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실제로 2022년도에 그랜저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할 때는 최저 2.8%의 금리가 책정된 바 있다.

고금리에 고객들이 쉽사리 자동차 할부를 진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10조원 넘게 성장했던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자산 규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6개 전업 카드사의 관련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조8994억원으로, 2015년 3월 말(1조6179억원)보다 6.1배 증가했지만, 2022년 기록한 10조6909억원과 비교하면 감소한 상태다.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자동차 할부 등을 비롯한 카드사들의 금융서비스 금리가 단기간에 떨어지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3.843%로, 11월 말 대비 0.456%p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은 은행 예적금 같은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나 차입금 등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한다. 이 때문에 여전채 등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자동차 할부 등 카드사들의 금융서비스 금리도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카드사 대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이 취약한 고객들이 카드론 등 카드사들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건전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취약 차주들이 증가함에 따라 카드사들도 지금 당장은 자동차 할부 등을 포함한 금융서비스 금리를 내리기 힘들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수신 기능이 없어 조달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할부금융의 금리 또한 조달금리에 따라 달라져 향후 조달금리가 낮아지면 할부금융 금리 인하와 함께 캐시백과 같은 소비자 혜택이 확대될 수 있다”며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카드사들 연체율도 과거에 비해 상승한 터라 올해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보수적인 기조로 경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금리에도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 서비스 수요는 일정 부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가 서비스하는 자동차 할부 금융은 오토론과 달리 대출 이력이 남지 않는다. 또 신용카드 할부와 같은 개념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만기 전에 상환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통상 2% 수준)가 비교적 적은 장점도 있어 기존 대출이 존재하는 차주들 혹은 앞으로 대출을 진행할 예정인 차주들의 경우 상황에 따라 자동차 할부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