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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HMM 부산이전 공약에 산은 재무건전성 악화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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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HMM 부산이전 공약에 산은 재무건전성 악화 ‘날벼락’

산은, HMM 지분 36.02% 보유... 비금융회사 지분은 위험부담 있는 투자자산
이재명 후보 "산은 대신 HMM 부산 이전" 발언에… HMM 연일 주가상승
강석훈 산은 회장은 BIS 비율하락 우려… HMM 지분매각 심각하게 고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산업은행이 날벼락을 맞았다. 이 후보의 발언 이후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HMM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산은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규정상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특정 기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15%가 넘는 지분에는 위험가중치 1250%가 매겨진다. HMM 지분 36.02%를 보유하는 산은은 HMM 주가가 1만8600원대를 넘어가면 이 가중치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주가가 2만5000원을 넘으면 현재 13.9%인 산은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를 밑돌 가능성이 커진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BIS 비율하락을 우려해 HMM 지분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18일 이 후보가 윤석열 정부의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HMM 본사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산은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HMM은 전날 대비 3.61% 오른 2만2950원에 장을 마쳤다.

HMM 주가는 최근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초 1만8000원 초반대였던 HMM 주가는 1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9일부터 상승해 12일(+6.17%), 13일(+5.81%), 14일(+1.96%), 15일(+6.49%), 16일(+3.61)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HMM도 부산으로 옮겨 오도록 하겠다"는 발언 이후 15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16일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문제는 HMM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면서 대주주인 산은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BIS 규정상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특정 기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15%가 넘는 지분에는 위험가중치 1250%가 매겨진다. 현재 HMM 지분 36.02%를 보유하고 있는 산은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은 45조9000억원으로 HMM 주가가 1만8600원대를 넘어가면 이 가중치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오르면 BIS 비율이 9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진다"면서 "주가가 지금보다 5000~6000원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산은의 BIS 비율은 13% 초반까지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당시 HMM 주가가 1만9000원 안팎에서 움직였고 최근 2만4000원에 근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의 BIS 비율 급락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BIS 비율 13%를 은행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두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산은 본점 부산이전 대신 HMM 이전이 가시화 되고 있다. 서울에 남는 것은 노조와 대다수의 직원들이 바라던 것인 만큼 이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