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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빅3, 제3보험 승부수… 손보와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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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빅3, 제3보험 승부수… 손보와 경쟁 치열

생보 빅3, 올해 모두 제3보험에 주력…신규 상품 출시

자료=연합뉴스
자료=연합뉴스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연평균 7.0%대 성장하는 제3보험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고령화, 저출산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가입이 저하돼 신시장 개척이 중요해진 것이다.
또 IFRS17 회계제도 도입으로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보다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 매력도가 높아진 영향도 크다. 이에따라 손보사들이 선점한 제3보험시장에서 한판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들은 올해 건강보험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리뉴얼하는 등 건강보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돼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대표적인 제3보험에는 암보험, 치매 보험, 어린이보험, 실손보험 등이 있다. 보통 건강보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올해부터 생보사들은 뇌·심장 신 위험률을 사용할 수 있게 돼 뇌, 심장 관련 보장 보험료가 기존보다 절반가량 저렴해졌다. 기존에 손보사들보다 불리했던 건강보험 경쟁력이 크게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생보 빅3(삼성·교보·한화)로 불리는 대표 생보사들이 발빠르게 건강보험 상품들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건강보험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1월 출시한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을 불과 2개월만에 리뉴얼 해 3월부터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는 뇌·심장 신 위험률을 적용해 보다 저렴해진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하고 암 진단 및 암 치료 보장을 대폭 확대한 상품이다.

교보생명도 올해 1월 암보험 특약을 강화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2월엔 신 위험률을 적용한 뇌와 심장질환을 보장 보험인 '교보뇌·심장보험(무배당)'을 출시했다.

또 교보생명은 오는 4월부터 제3보험 장기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3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전격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올해 1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뇌·심장 보장에 대한 신 위험률을 가장 먼저 적용한 상품인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을 출시하면서 건강보험 경쟁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섰다. 해당 상품은 신 위험률 적용으로 보험료를 파격적으로 낮춰 출시 43일 만에 누적 판매 10만건을 돌파하는 등 생보 건강보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생보업계가 올해 특히 제3보험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령화, 저출산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제3보험이 생보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생보사의 주력상품은 사망 후 남은 유족에게 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이었다. 하지만 자녀 없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신보험의 인기와 수요는 급락했다.

일종의 종신보험 변형 상품인 130%대의 환급률을 가졌던 단기납 종신 상품도 금융당국 규제로 팔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생보사들은 제3보험 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로 건강보험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꾸준히 증가 중이다. 제3보험 시장은 연평균 7.0%대의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의 영향도 컸다. IFRS17 회계제도에서는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에 실적을 챙겨야 하는 생보사 입장에서는 저축성 보험보다는 건강보험같은 보장성 보험이 훨씬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일주일 전 기자간담회에서 “생명보험산업이 성장 정체 속 신성장동력은 제3보험”이라며 제3보험을 장악해 온 손보사들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다만 이미 손보가 장악한 제3보험 시장에서 생보사가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많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손보사들이 제3보험과 관련한 더 많은 통계 및 데이터를 축적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이 이를 이기기는 어렵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승인된 배타적사용권은 총 3건으로 모두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손보사들이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아직은 생보사들이 손보사들에 비해 상품 개발력이 뒤떨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데이터와 차별화된 상품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실적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