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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일자리 위협①] 금융권 ‘사무직’ 비중 줄었다…IT인력은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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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일자리 위협①] 금융권 ‘사무직’ 비중 줄었다…IT인력은 ‘우대’

사무직 고용비중 ‘0%대’ 목전…금융회사 빅데이터·AI·자동화 등 도입
금융당국 “금융회사 업무 자동화 방식 선호…일자리 여건 바꿔”
한때 70% 달했던 ‘영업·마케팅 분야’ 인력…현재 56%로 ‘뚝’

금융회사의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일자리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구직활동을 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회사의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일자리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구직활동을 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회사의 디지털 혁신으로 금융권 일자리가 타격을 받고 있다. 금융권은 최근 몇 년간 IT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내부 업무에 도입하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왔다. 금융사들이 업무자동화시스템(RPA)을 도입하고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챗봇, 콜센터 등 디지털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본격화로 지난 2019년 이후부터 사무직 비중이 줄고 신규 채용은 IT인력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월 고용동향을 보면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 수는 78만4000명으로 6년 새 5만~6만 명가량 줄었다. 지난 2018년 84만 명에 달했던 취업자 수는 2019년 80만 명대로 떨어졌고, 이후 77만~78만 명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일자리가 줄어든 배경은 근무환경이 바뀐 영향이라는 게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위원회 분석을 보면 금융권 주요 직무분야 중 ‘영업·마케팅 분야’ 비중은 지난 2013년 약 70%에 달했지만, 2022년 56%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IT 등 경영관리 분야 인력은 16%에서 약 20%로 늘었다.

금융회사 업무가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AI, 로봇기술 등을 이용한 업무 자동화 방식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업무 자동화 추세로 인해 금융권 일자리 여건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은행권만 봐도 가장 많이 늘린 인력은 IT 관련이다. 은행권 자체 IT인력 비중은 지난 2017년 48%에서 2021년 55%로 대폭 늘었다.

한국고용정보원 역시 금융권 일자리가 디지털 전환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금융사무직 고용비중은 1.27%에서 1.07%로 떨어져 현재 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업무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과거처럼 사무직을 대거 채용할 요인이 줄어든 셈이다.

최근 금융권 채용 동향을 보면 과거처럼 대규모 공개채용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IT인력 외에는 채용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의 디지털 도입으로 온라인 선호 추세가 지속되면서 대면 활동의 중요성이 과거 대비 축소됐기 때문이다.

고용정보원은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와 빅데이터 확산, 금융권의 오프라인 점포 축소, 모바일 금융 확산 등으로 인해 금융권 사무직 고용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