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에…경상수지 11개월째 흑자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가 1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흑자로 전월(68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도 확대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월(-42억달러), 2월(-13억3000만달러), 3월(-4억3000만달러), 4월(-13억7000만달러) 내리 적자를 기록한 뒤 5월(23억달러)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해 6월(61억8000만달러), 7월(41억1000만달러), 8월(54억1000만달러), 9월(60억1000만달러), 10월(74억4000만달러), 11월(38억9000만달러), 12월(74억1000만달러), 올해 1월(30억5000만달러), 2월(68억6000만달러)까지 흑자 기조가 이어진 바 있다.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 168억4000만달러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9억6000만달러)와 비교해 228억달러 개선된 데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4번째 흑자 규모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0억9000만달러로 12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났다. 2월(68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10억달러 넘게 커졌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된 데는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호조세가 이어진 반면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3월 수출은 565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 늘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동월 대비 반등한 뒤 6개월째 증가세다.

품목별로는 통관기준으로 전년동월 대비 반도체(+34.5%), 가전제품(+14.3%), 정보통신기기(+7.9%) 등의 수출이 늘었다.
반면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석탄(-40.5%), 가스(-37.7%), 원유(-12.8%) 등 원자재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수입은 13.1% 줄은 50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23개월째 적자가 이어졌다. 3월 서비스수지는 24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는데 적자폭이 2월(-17억7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된 것은 운송수지가 전월 1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1억2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전환한데다 특허권·상표권 수입이 줄면서 지재권수지 적자폭도 전월 4000만달러에서 8억달러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내국인 해외여행은 줄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은 전월 13억6000만달러에서 10조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 18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4억4000만달러) 보다 흑자폭이 줄었다. 배당소득수지와 이자소득수지 흑자폭이 모두 감소한 탓이다.

한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높게 나온 이유는 전반적으로 우리 수출의 회복세가 상당히 좋다"면서 "IT품목의 호조세가 강하고 자동차, 선박 등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출의 증가세가 IT품목 중심에서 비IT품목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는 상장 국내 기업 중심으로 배당이 늘어날 요인이 있어서 경상수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5월부터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