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평균 외화LCR, 지난해 말 172.8%
2년 새 32%p 올라…'환율 급등' 방어 차원
상호관세 본격화에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
은행권 준비 태세…기업 금융지원까지
2년 새 32%p 올라…'환율 급등' 방어 차원
상호관세 본격화에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
은행권 준비 태세…기업 금융지원까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폭탄에 우리나라는 정치적 공백이 커 경제 부처의 주문을 바탕으로 통상 환경 대응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공백기를 맞아 주요 은행들은 고환율 장기화에 대비해 외화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72.8% 수준으로 2년 새 평균 32%포인트(p)가량 올랐다.
구체적으로 외화자산을 많이 보유한 하나은행의 외화 LCR은 2022년 말 139.30%에서 2023년 말 168.41%, 2024년 말 203.22%로 뛰었다.
동 기간 KB국민은행은 139.59%에서 154.83%로, 우리은행은 143.11%에서 184.29%까지 각각 올랐다. 신한은행은 2022년 말 141.1%에서 2023년 말 157.8%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말 148.8%로 내려왔다.
주요 은행들이 외화 LCR 관리에 나선 이유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상환해야 할 외화부채 평가액이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11월 말 1390원대 수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후 1400원대까지 올라 등락을 거듭했다.
문제는 고환율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환율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던 지난 4일 1431.1원까지 내렸으나 이날 상호관세 가시화로 장중 한때 147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장기적으로 한·미 성장, 금리, 물가 격차와 반비례해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은 올해 안으로 진정될 전망”이라면서도 “한국이 미국 대비 강한 국가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아 보여서 추세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상대적인 ‘3저 국면’이 새로운 균형이 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원화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 이벤트를 기점으로 환율이 크게 오르내리는 점을 고려해 외화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관세가 뚜렷한 경로를 나타내고, 대내적으로는 대선 이슈가 정리되는 하반기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미 관세 대응을 위한 당국 주문에 따라 기업 대상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날 은행연합회 등 관계 기관을 모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다음 정부 출범까지 남은 2개월여 동안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기업 등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에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3일 미 상호관세 조치로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6조3000억원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KB금융도 금리 우대 프로그램 지원 규모를 확대해 총 8조원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기본관세는 지난 5일부터, 국가별 관세는 9일부터 각각 발효된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