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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사 단기 실적 경쟁 ‘사전 차단’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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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사 단기 실적 경쟁 ‘사전 차단’ 나선다

보험업계와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 강화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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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만기) 관리 강화를 위한 공동협약(MOU)을 보험업계와 체결할 예정이다.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조치의 속도 조절을 앞두고 단기 실적 경쟁 등 시장 혼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및 보험사들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 중 MOU를 맺고 자산·부채 듀레이션의 자율 점검 및 장기보험 과당경쟁 자제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다음 달 중 발표 예정인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안에 앞서 과도기적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할인율 현실화가 일정 기간 유예될 경우, 일부 보험사가 장기납 종신보험 등 고마진 상품 판매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재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공동협약에는 보험사들이 듀레이션 갭(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금감원이 월별로 듀레이션 추이를 점검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 변경이 이뤄지는 과도기 상황에서 일부 회사가 무리한 상품 판매로 계약마진(CSM) 확보에 집중하거나 리스크 관리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비해 업계 전반의 건전 경쟁을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측도 협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출혈을 감수하고 장기보험 영업에 나설 경우, 시장 전체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공동 협약은 시장 질서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보험사의 듀레이션 불일치 문제를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향후 듀레이션 갭 허용 범위 설정이나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자산·부채 관리 요소 반영 등을 포함한 규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한편,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계획은 당초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시장금리 하락과 맞물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1~3년 유예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업계 K-ICS 비율은 197.9%로, 전 분기보다 8.7%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