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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D-8 韓·美 '2+2'고위급 회담 무산…벼랑 끝에 선 韓 통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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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D-8 韓·美 '2+2'고위급 회담 무산…벼랑 끝에 선 韓 통상외교

美 재무장관 일정 이유로 취소…관세 면제 협상 '빨간불'
日과 협상 타결한 美, 韓 압박 가중…정부 "실무 협상은 계속"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6월 2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주간 정책 오찬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6월 2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주간 정책 오찬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8월 1일 미국의 25% '관세 폭탄' 발효를 불과 여드레 앞두고 이를 피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였던 한·미 고위급 무역회담이 돌연 무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상을 위해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하면서 한국 경제는 또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회담이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의 일정 문제로 취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징벌적 관세 조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줄이고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한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 발등에 떨어진 불…시한 앞두고 협상 판 깨졌다


시한을 코앞에 두고 협상 테이블 자체가 엎어지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는 "양국 최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담 일정을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내놓지 못해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당장 '관세 폭탄'을 피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이번 회담 취소는 미국이 일본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압박으로 다가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자동차와 일부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추가로 개방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더 까다로운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과의 협상 결과를 지렛대 삼아 우리 측의 더 큰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고위급 채널 '일시정지'…실무협상에 기대 거나


장관급 고위 채널이 '일시정지' 상태에 들어가면서 공은 워싱턴에서 실무 협상을 진행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게 넘어갔다. 정부는 고위급 회담이 재개될 때까지 실무선에서 최대한 견해차를 좁히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율 관세 부과 같은 중대 사안을 실무선에서만 타개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애초 미국 측의 요청으로 시작됐다는 점은 정부가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미국 역시 한국과의 전면적인 통상 마찰은 피하고 싶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도 지난 22일 "미국 측 요청으로 회담을 갖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고위급 회담은 연기됐지만 '관계 안정'이라는 기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