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호의 확 깨는 'Awaken! English'(1)] 연재를 시작하며
[글로벌이코노믹=차석호 사법연수원 외래교수] "깨어나자!"는 의미의 'Awaken! English'는 '심각한 당황'에서 시작되었다. 스페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는 크게 호평 받았던 필자의 강의가, 문법이나 단어에 상대적으로 우월한 한국인 유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1988년 여름에 언어학자로서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는데, 이는 캐나다로 보금자리를 옮긴 지 반년만의 일이었다. 놀라움도 컸지만 더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강의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처참한 실패였으나 이 '심각한 당황'은 '왜?'로 전이되어 'Awaken! English'의 출발점이 되었다.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왜 영어가 되지 않을까? 열심히 읽고 쓰고 외우는데도 영어는 외국어가 아니라 거의 외계어(?)처럼 느껴진다. 이런 현상이 수십 년 지속되면서, 영어는 똑똑하고 끈기 있는 사람들만이 성취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간혹 영어는 한국인에겐 결코 극복되지 않는 벽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마저 나타났다. 하긴 좋다는 책은 주저 없이 구입하고, 괜찮다는 강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달려갔지만 번번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으니 좌절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Awaken! English'는 <글로벌이코노믹>의 지면을 통해 이런 궁금증들을 토대로 독자들에게 영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지금껏 이해되지 않는 모든 것을 암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문법의 예를 들자면 'have+P.P.는 완료형태'라는 공식의 강요에서 벗어나, '왜 영국인은 have라는 동사를 차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이다.
또 'Awaken! English'는 암기 중심의 단어 또한 이해를 통한 습득 방법을 제시한다. 단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악몽은 스펠링이다. 영어도 한글처럼 표음문자라고 배우고 가르치지만, 현실적으로 영어는 한자처럼 그 모양을 암기하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흔히 '깜지'라고 부르는 종이에 쓰고 또 쓰며 외웠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외우고 잊고 또 외우고 망각하는 행위가 계속되는 이유는 그 규칙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인데, 'Awaken! English'를 통해 획기적인 표기규칙을 접하게 될 것이다.
언어 습득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로 단어(형태), 문법(통사) 그리고 발음(음운)을 꼽는다. 그간 옳던 그르던 단어와 문법에는 충실했지만, 소리 혹은 발음은 영어의 부차적인 요소 혹은 사치품 정도로 취급되어 왔다. 그 결과로 토익은 만점인데 듣고 말하기는 초등생 수준이라는 자조가 만연하게 되었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말하지 못한다. 주변의 농아들이 말을 못하는 것은 조음구조 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들을 수 없기에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 습득은 모국어든, 외국어든 듣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한 그 학습의 시기와 정도는 모국어 습득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아이들이 한글을 익히는 시기는 예닐곱 살쯤의 말하는 능력을 가진 후인데, 영어는 정반대로 글자를 바탕으로 해서 말하는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해왔다. 문법과 단어를 소재로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영어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수십 년을 허송했으니, 이제는 이해를 통한 언어습득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되지 않았을까?
Awaken!은 Data Matrix를 활용해서 음성 및 영상을 통해 가장 중요한 음운 관련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