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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영정이 친일화가 작품?...문체부-문화재청, 표준영정 교체 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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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영정이 친일화가 작품?...문체부-문화재청, 표준영정 교체 두고 논란

문화재청, 친일 행적 드러난 고 장우정 화백의 충무공 표준영정 교체 신청
문체부, "사회적 혼란·갈등 야기 우려" 신청 반려...복식 고증 오류 지적에도 "단언할 수 없다"

충무공 이순신 표준영정. 사진=김영주 의원실
충무공 이순신 표준영정. 사진=김영주 의원실
문화재청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을 친일 화가가 그렸다는 이유로 교체를 신청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심의위원회가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반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문화체육관광위)이 2일 문체부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2017년 7월 문체부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부 표준영정 지정해제를 신청했다.
이는 역사학계와 시민사회, 언론에서 친일 행적이 드러난 고 장우성 화백(1912~2005)이 그린 충무공 영정을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었다.

장 화백이 1953년 그린 충무공 영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3년 제1호 표준영정이 됐으며 현재 충남 아산 현충사에 있다.

그러나 장 화백은 1941년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받았으며 일제를 찬양하는 작품을 다수 출품해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돼 있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문화재청의 표준영정 지정해제 신청 2년여 만인 지난 6월 개최한 영정·동상 심의위원회에서 신청을 반려했다.

문체부가 제출한 영정·동상 심의위원회 회의 자료에 따르면 "충무공은 국민적 영웅으로서 표준영정 지정해제 여부에 따른 혼란과 갈등이 야기될 우려가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반려 이유였다.

문체부는 지난 2010년에도 문화재청의 충무공 영정 지정 해체 신청에 대해 친일 논란은 규정상 지정해제 사유가 아니라며 반려했었다.
이밖에 장 화백이 그린 충무공 영정은 영정의 복식도 역사적 고증이 잘못돼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문체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민족의 영웅이자 항일의 상징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일제에 부역한 친일 작가에 의해 그려져 정부의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문체부가 황당한 이유로 두 번이나 영정 교체를 반려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