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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이 쓰면 표준어, 문법도 바뀌는 것"…전문가들 고집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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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이 쓰면 표준어, 문법도 바뀌는 것"…전문가들 고집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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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 “‘우리들’처럼 복수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는 ‘들’을 붙일 수 없다” “우리말에서는 수동태를 쓰지 말아야 한다” “‘에서의’의 ‘의’는 일본식 말 버릇이다” “‘~화되다’는 ‘~화하다’로 써야 한다” 등 변화의 흐름을 잘 쫓아야 한다.


우리말 관련 책 가운데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의 저자 엄민용이 ‘달인 시리즈’를 절판케 하고 이번에 새로 ‘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EBS BOOKS)를 최근 펴냈다. 잘못된 우리말 정보가 반복 재생되는 것을 바로잡기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저자는 “생명을 갖고 계속 바뀌는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최신 어휘나 표현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말 전문가들이 주장한 내용 가운데 국립국어원이 견해를 달리하는 것들을 모아 무엇이 옳을지를 판별해 내고 있다. “우리말의 주인은 그 말을 쓰는 일반 언중이지 우리말 전문가들이 아니다”라며 현실을 쫓지 못하는 전문가들을 질타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쓰면 표준어 기준도 변하고 문법도 바뀌는 것이라며 일반 언중의 쓰임과 괴리된 주장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말 관련 책들 중에는 짧게는 수년 전, 길게는 20~30년 전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많다. 더욱이 그중에는 국립국어원에서도 인정한 어휘나 표현을 잘못됐다고 ‘거짓 정보’를 알려 주는 것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휘 편’과 ‘문법 편’으로 나눠진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말 전문가들이 주장한 내용 가운데 국립국어원이 견해를 달리하는 것들을 모아 무엇이 옳을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말의 주인은 그 말을 쓰는 일반 언중이지 우리말 전문가들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많이 쓰면 표준어 기준도 변하고 문법도 바뀌게 마련인데,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반 언중의 쓰임과 괴리된 주장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주장의 근거를 철저히 국립국어원의 공식 견해에서 찾는다. 그런 만큼 그의 주장은 신뢰성이 높다.

이 책은 ‘읽는 재미’도 준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우리말 지식을 재미난 일화와 용례로 쉽게 전달한다. 특히 낱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문익점은 목화씨를 붓뚜껑에 담아 오지 않았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신지 않았다’ ‘도루묵은 선조 임금과 관계없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등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상식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우리말 문법 공부마저 재미난 읽을거리로 다가온다. 문장 자체를 부드러운 경어체로 써서 술술 읽히기도 한다.

아울러 ‘열에 아홉은 틀리는 낱말’ ‘발음과 글 꼴이 같거나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말’ ‘하나를 알면 열 가지를 배울 수 있는 우리말 문법’ ‘요령만 알면 정말 쉬운 띄어쓰기’ ‘외래어표기법의 모든 것’ 등 우리말과 관련한 대부분의 정보와 지식을 두 권의 책에 담았다.

진정한 ‘우리말 달인’이 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저자는 “독자들이 블로그에서 계속 우리말 공부를 해 ‘우리말 고수’가 되기를 응원하겠다”며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은 대부분 문장 속에 담겨 있는 만큼 좋을 글쓰기를 비롯한 모든 자기계발에서 우리말 공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사항”이라고 전한다.

책으로만 그치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려는 모습 또한 눈길을 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우리말의 다양한 정보를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했다”며 “발음법 등 책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과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블로그에 담아두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책에서 알려준 주소를 따라 블로그에 접속하면 책에 실리지 않은 내용의 우리말 상식을 접할 수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