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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42)]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그날의 군사 반란에 관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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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42)]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그날의 군사 반란에 관한 상상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미지 확대보기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

「비트」 , 「아수라」 , 「감기」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1979년 12월 12일 총소리를 직접 들었고, 운명적으로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의 메가폰을 잡았다. 출연진의 비주얼은 화려했고 현대풍 영상미와 연출력이 돋보였다. 스타일은 전작과 현저하게 상반되었고 빈번한 자동차 추격신은 장르의 선을 허물어 버리는 액션을 극대화한다. 이재진 음악감독은 46곡의 사운드트랙을 장식으로 이끌며 최면제와 같이 깔끔하게 시원하게 스트레이트한 곡이 장면마다 첨가된다.

이재진과 한국남성합창단의 호흡이 긴박한 음향들을 배출했고 군부의 거친 분위기에 무게를 실어준 것은 사운드였다. 전두광(황정민)과 이태신(정우성)의 신경전에 불균형적 비트를 타고 흐르는 비정한 테마 <12.12: The day>는 남성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울림이 싸늘하고 전투적 냉혹함을 보인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의 참담함을 그린 <The day after October 26th>는 기상천외한 등장인물 정상호(이성민)와 노태건(박해준), 김준엽(김성균)의 발 빠른 동작이 드럼과 샘플링된 폭발음의 반복이 음악 자체에 수반된다.

<Move all: 출정가>는 군인들의 감정이 고조된 절정을 이루고 작곡 구성상 곡에 탄력을 주며 클로즈 업 된다. 주제와 응답이 결속력 있게 맥을 갖고 행진곡풍을 유효 적절히 살려 번거로움을 피한다. 영화의 주된 OST <General Lee>는 ‘전선을 간다’의 변주 음형이 뒤섞여 회전하는 선율로 시작한다. 중간에 딸림음의 5음과 7음이 도약하다 하강하는 기법이 기능한다. <전선을 간다>는 영화의 시작과 부분적으로 영상에 꽂혀 육군의 흑역사 스토리에 탄력있게 확산된다.

전두광과 노태건 등 하나회의 영상에 저음의 음산한 무드를 묘사한 곡 <하나회>는 의식이 진행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접합되어 미묘한 병렬관계를 형성한다. 하나회 군부들이 움직일 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비중 있는 저음이 어둡게 배치되고 다음 장면의 테마선을 암시하는 시퀀스가 비중 있게 조명된다. 국방장관(김의성)의 등장과 군인들의 작전시, 영상에 흡수된 <Conspiracy>와 <Plotting>은 웅장함 속에 박진감이 빈틈없이 영상에 파고든다.

사운드 트랙은 각 장면마다 다이내믹 조절에 신중했고 음악적으로 연결된 상념을 직설적으로 불어넣어 관객과 친밀한 교류를 유지한다. 심장의 요동과 닮은 전자음악 효과로 미래에 일어난 디스토피아(Distopia)를 정교하게 표현하고 군부를 상징한 리플리컨트의 심리를 채색해 낸다. 12.12. 사건에 감춰진 9시간의 내러티브는 <12.12..>와 <Action>, <Gunfight>에 고스란히 녹아내린다. 압도적이며 헤비메탈과 같은 테크노음악이 사운드에 집중력있게 발휘된다. 음향과 대사, 음악의 조합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코드화한다.

목숨을 건 두 세력의 대립과 갈등은 <Warning>과 <Strategy>에서 순차적이고 감정의 절정 부분이 되고, 배경음악이 된 전자음의 속성을 살려 한 원에 들어온 순환 사이클이 된다. 군가 <전선을 가다>는 비장한 군인들을 응원하고 후반에 사용된 오케스트라와 무음 합창의 스코어 음악은 당찬 비트와 박진감으로 엔딩에 온도를 높힌 유기적 연관성을 준다. 목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두광과 원칙을 고수한 이태신의 날선 대립은 이재진 특유의 음악이 기여한다. 선율의 흐름은 거칠지만 스트레토 구성이 교묘히 짜여진다.

관객들의 울분을 터트린 특전사령관 정병주(정만식)를 엄호하며 6발을 맞고 전사한 김오랑 중령(정해인)의 영상에 삽입된 곡 <서울의 봄>은 타악기의 시작으로 남성합창단과 전자음의 결합은 테마의 비극성을 창출하며 편파적인 고증의 역사가 각인된다. <General’ wrath>와 <Major Oh>는 석연치 않은 군의 분쟁이 내재된 배경음악이며 주관적 감정이 극대화되고 남성적 활력이 넘친다. <The last soldier>와 <Bunker>는 잿빛 움직임이 대조된다. 전자는 이태신의 처지를, 후자는 권력에 눈먼 전두광을 그린다.

영화는 오케스트라에 군용 스네어 드럼과 남성합창단 보이스를 첨가해서 격동성을 유발한다. <전선을 가다>는 엔딩크레딧에서 voice version으로 사용되며 1~2절을 넣어 라스트 신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5회 이상 연주되어 주 영상에 도전적 울림이 된다. 투혼하는 군인의 표상으로 쓰인 이 곡은 직설적이며 당당함을 준다. 하나회 지휘부 작전 구상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스토리에서 CG의 활용시 <Temptation>과 <Earnest request>는 감정이 억제되고 숨겨진 상황을 음악으로 풀어 음악적 소재가 상충된 결합력을 보인다.

46곡의 트랙은 비애감에 젖은 고통에 접근한다. 단축된 주제선이 호소력 있고 감정 이입된 곡들이 영화 전반에 침투한다. 엔딩곡 <전선을 가다>의 합창곡은 우렁차며 관객을 압도하며 악상은 약화되나 극 전개상 탄탄한 맥락으로 연결된다. 확실한 시너지를 준 영화 「서울의 봄」은 군사 구테타의 결정판이며 군대의 무드가 실제적이고 보조적 역할을 넘어 작은 동기부터 폭넓은 선율의 흐름을 만든 이재진 음악이 냉혹한 정도로 상징화된다.

과거 회상과 직·간접적 체험의 영화는 음악의 변격성 주제가 오히려 다각도적 입체감을 주며 저음의 확대 기법이 주제를 도입하고 밀착된 긴장감을 조성한 기법이 전후 상황을 시·공간적으로 활용한다. 음악은 스케일 있게 부각되고 군대식의 음조가 마블링효과를 주며 영상 전환에 단골처럼 아카펠라 스타일이 익숙하게 자리 잡는다. 전개 기법에서 순열적 조화를 주고 바운싱한 음악 효과에 배가한다. 신군부와 기존군사 세력 간의 9시간에 초점을 둔 영화 「서울의 봄」은 전율적인 현장감과 베테랑 연기력이 시너지를 발산한다.

영상에 맞는 유도 동기적 변주의 이재진의 협업과 함께 군부의 분열적 내면 풍경을 적나라하게 터치한 김성수의 연출은 탈신화적이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