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록케이드 78척 회항, 가솔린 1갤런 4.5달러…트럼프 "이란 핵 없어야"
韓 원유 수입 95% 호르무즈 경유, 에너지 수급 비상등
韓 원유 수입 95% 호르무즈 경유, 에너지 수급 비상등
이미지 확대보기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매기는 방안을 곧 공개한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사실상 마비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의 운영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줄다리기가 한층 격해지는 모양새다.
알자지라와 CBS뉴스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각)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에브라힘 아지지의 발표를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 항로를 통한 선박 교통 관리 계획을 마련했으며 협력 국가의 상선에만 통행을 허용하고 통행료를 징수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ABC뉴스도 같은 날 이란과 미국이 우라늄 농축 협상에서 "사실상 교착 상태"라는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발언을 보도했다.
호르무즈 통행료 카드 꺼낸 이란…"美 프리덤 작전 차단"
아지지 위원장은 "이번 절차에서 이란과 협력하는 상선과 당사자들만 혜택을 받는다"며 "이른바 '자유 프로젝트' 운영자들에게는 항로가 계속 봉쇄된다"고 못박았다.
'자유 프로젝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해 가동 중인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을 겨냥한 표현이다. 알자지라는 "호르무즈가 사실상 선박 주차장으로 변했다"며 긴장도가 정점에 달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16일 이란 항구 봉쇄 작전을 통해 회항시킨 상선이 78척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3일 봉쇄 개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프랑스 BFM-TV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매우 나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이란이 핵 능력을 일부 재건했지만 하루 만에 다 날려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인도 뉴델리 브릭스(BRICS) 회의에서 "미국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현재의 휴전은 매우 흔들리고 있으나 외교에 기회를 주기 위해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美 휘발유 갤런당 4.5달러 돌파…서민 부담 가중
전쟁 장기화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8ℓ)당 4.50달러(약 6750원)를 넘어섰다. CBS뉴스는 16일 보도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갤런당 6달러(약 9000원)를 웃돈다고 전했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약 80%가 유가 상승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은 30%까지 추락했다.
미국 증시도 흔들렸다.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 대비 1.1%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18포인트(1%) 떨어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4% 밀렸다. 인공지능(AI) 대표주 엔비디아는 3.3%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같은 날 인도 등이 러시아산 해상 원유를 계속 사들일 수 있도록 한 제재 면제 조치를 추가 연장 없이 종료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호르무즈 사태로 인한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임시로 풀었던 카드를 거둬들이는 셈이다.
한국 에너지 안보에도 '빨간불'
한국에 미치는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중동산이며, 이 가운데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약 20%도 같은 경로를 거친다. 업계에서는 봉쇄가 장기화하면 우회 항로 운임이 50~8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비축유 방출과 미주·아프리카산 원유 대체 수입을 통해 단기 충격을 완화하고 있으나 운임 부담은 누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설 경우 한국의 연간 에너지 수입 비용이 10조 원 안팎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50~100원 더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16일 레바논 남부에서 100여 곳을 추가 폭격했다. 양국이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45일 휴전 연장에 합의한 직후다. 레바논 보건부 발표 누적 사망자는 2969명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군사조직 카삼여단 사령관 이즈 알딘 알하다드를 제거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테헤란 증시는 전쟁 발발 후 폐장됐다가 19일(현지시각) 거래를 재개한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이 가늠되지 않는 가운데, 통행료 부과 방안이 공식화되면 중국 등 이란 협력국과 미국 동맹 진영 사이의 균열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