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사고, 새해 첫 달에만 3000억 원 규모…역대 최대치 가능성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물어줘야할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올해 첫 달에만 3000억 원에 달해 불안감을 자아냈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16일 HUG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2927억 원, 사고 건수는 133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월 사고액(2232억 원) 대비 3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HUG가 대신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3469억 원으로 작년 1월(1694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심각성을 드러냈다.


우선 집값 하락세로 인한 임대차 계약 만기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1년 하반기 집값 상승 정점 이후 2022년 4분기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집값 하락으로 인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립·다세대의 역전세 지속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연립·다세대 등 빌라 역전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을 꺼리게 만들고, 전세 보증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세 보증보험 가입 증가로 인해 HUG의 보증 잔액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49조3930억 원이었던 보증 잔액은 2022년 말 104조7641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는 119조2619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HUG의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 보증사고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하락세가 더욱 심화되고, 역전세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전세 보증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HUG는 보증 잔액 증가에 따른 재정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입자들은 전세 계약 전에 HUG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집주인의 신용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부는 세입자 정보 공개 시스템을 개선하여 전세 사기 예방에도 힘써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