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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민제한법에도 불구 네슬레는 투자계획 수정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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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민제한법에도 불구 네슬레는 투자계획 수정안해

스위스 거대 식음료기업인 네슬레(Nestle)는 지난 2월 9일 ‘이민 제한법’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투자전략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스위스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50.3%로 이민제한법이 통과됐다.

앞으로 이민인구가 차단되면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네슬레는 커피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의 스위스 로몽(Romont) 공장에 3억 스위스프랑(한화 3610억 6000만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로몽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350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할 해외인력도 상당수 필요하다. 그러나 스위스가 이민제한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다른 나라들도 여러 형태의 투자 장벽과 무역에 장애물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2000년 스위스는 EU 회원국 간의 상품,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가하는 ‘셍겐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금번 ‘이민 제한법’은 10년이 넘도록 지켜온 EU 협상 내용과 완전히 상충되는 내용이다. EU도 스위스가 이민제한법을 통과시킨 것은 유럽 내 인력을 자유롭게 교류하자는 협정을 파기한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민제한법은 외국국적 근로자들의 법적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를 불확실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제한법과 관련해 스위스 정부와 재계도 여러 가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먼저 인력공급의 차단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확실성, 외국인 투자위축, 인재유치 난항 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실제 스위스의 최대 수출국은 EU 회원국들이고, 주요 산업인 화학, 의학, 바이오 테크 등은 이민자노동력에 50%이상 의존하고 있다. 특히 네슬레도 이민자 채용비율이 높은 기업이다. 네슬레의 설립자 '앙리 네슬레(Henri Nestle)'도 독일 출신으로 스위스 이민자였다.

스위스 기업들도 이민제한법이 발효되면 독일 등 해외 출신의 고급인력들을 구하는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에 따르면 EU 출신의 고급 인력들도 스위스를 선호한다. 이러한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포퓰리즘에 의해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들이 우수한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다양한 해외 출신 임직원을 고용해 회사를 운영해 온 네슬레는 우수인재가 회사에 기여하는 역할과 중요성을 잘 알기에 정부 정책과는 달리 투자계획을 당분간 그대로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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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Nestle)


본사 : 스위스 브베 (Vevey, Switzerland)
브랜드 국적 : 스위스
주요품목 : 커피, 우유, 초콜릿, 과자, 동물사료
대표 브랜드 :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네스티, 네스퀵, 테이스터스 초이스, 마일로(MILO), 킷캣(Kit Kat) 등
설립자 : 앙리 네슬레(독일), 찰스 A. 페이지, 조지 페이지
설립년도 : 1867년
CEO : 폴 볼케 (벨기에) - 2014년 현재
직원수 : 150여 개국에 진출, 전 세계 약 34만 명 근무
매출 : 922억 스위스 프랑(한화 111조 5214억 원) - 2013년 기준
순이익 100억 스위스 프랑(한화 12조 956억 원) - 2013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