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잘메이 하릴자드(사진) 아프가니스탄 평화담당 특별대표는 8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7월로 예정된 대선 전에 평화합의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오랫동안 적대해 온 탈레반을 믿을 수 없다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하릴자드 대표는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미국평화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에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평화합의 타이밍은 빠를수록 좋다며, 합의체결을 어렵게 만드는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평화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에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대선은 당초 4월20일로 예정됐으나 평화회담이 진행되면서 3개월 연기됐다. 비리로 얼룩졌던 지난 2014년 대통령선거 때 당선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할릴자드 대표는 지난 주 평화합의의 대략적인 ‘초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직 큰 장애가 남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탈레반이 외국 과격파들을 숨겨두지 않겠다고 약속해 왔으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도 그런 과격파의 잠적을 지원하고 있어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탈레반이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기는 아프간 정부가 불참하는 등 수많은 이유로 평화협의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할릴자드 대표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합의를 봐야 한다며 미국의 중요한 목표는 아프간 국내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