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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현대차 vs '하락세' 도요타, 베트남 왕좌두고 박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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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현대차 vs '하락세' 도요타, 베트남 왕좌두고 박빙

현대자동차는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을 2020년 20.4%까지 끌어올렸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는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을 2020년 20.4%까지 끌어올렸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2021년 베트남 자동차 시장 왕좌를 두고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20년은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에서 근 10여년간 선두를 지켰던 도요타를 근소한 차로 따돌리며, 처음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올해는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양새다.

베트남으로 반조립(CKD)제품을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현대차와 현지에서 일부 모델만 조립・생산하고 나머지 모델은 주요 생산기지인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도요타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근소한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요 몇년간의 판매 추이를 보면 현대차는 상승곡선을, 도요타는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는 상승과 하락이 만나는 접점이 되는 해여서 더욱 치열한 모양새다.

막상막하 현대차와 도요타 '접전'


기존 절대강자였던 도요타의 판매 모델의 가짓수는 강력한 호적수로 부상한 현대차보다 2배 가량 많지만 판매 격차는 크지 않다. 효율성에 있어서는 일단 현대차가 우세하다.

베트남서 가장 많은 승용차를 판매하고 있는 두 브랜드인 현대와 도요타는 2021년에도 계속해서 서로간 맹추격을 벌이고 있다. 8월 말까지 누적실적을 기준으로 도요타는 코롤라 크로스의 양호한 실적 덕분에 우세를 차지했다.

2021년 첫 8개월 누적 도요타의 판매는 3만5051대로 2020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동기간 현대차는 3만435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약 8% 감소했다.

2020년 첫 8개월 현대차는 2200대 이상의 격차로 도요타를 넘어서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연말까지 판매의 왕좌를 지켰지만 2021년 현재(8월 기준) 도요타는 현대로부터 왕좌를 탈환했다. 하지만 격차는 697대로 크지 않다.

특히 오는 11월부터는 지난해처럼 6개월 한시적으로 등록세 50%감면조치가 시행된다.

수입차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에 현대차가 연말 판매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막판 뒤집기가 기대된다. 지난 2020년에도 하반기 등록세 50% 감면조치가 시행되면서 현지 조립생산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차의 뒷심이 기대되는 것은 두 브랜드간 베트남 시장에서 펼치는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도요타는 베트남 시장에서 14개의 승용차 모델을 유통하고 있는데 현지 조립생산보다 아세안 생산기지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되는 차량의 비중이 더 많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주로 중산층을 겨냥한 6개 모델만을 현지에서 조립생산 판매하고 있다. 제품라인은 2배 이상의 차이가 나지만 제품당 판매를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가 더 효율적이다. 또 연말 등록세 50%감면 조치의 효과를 제대로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A사이즈 해치백, B사이즈 세단, C사이즈 세단, D사이즈 7인승 SUV 등 4개 주요 부문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소형 CUV 부문에서 간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는 아직 C클래스 CUV 모델이 없어 현대 투손의 직접적인 라이벌은 없다.

직접 경쟁 5개 모델 현대차 우위


도요타와 현대의 두 모델은 B 사이즈 세단에 이어 베트남서 가장 잘 팔린 자동차 세그먼트인 A 사이즈 해치백에서 경쟁하고 있다. 현지에서 조립된 현대 i10은 더 많은 버전을 보유하고 있다. 이전에 한국 모델의 가격은 도요타 위고보다 현저히 저렴했지만, 8월 초 신모델을 출시한 후 i10은 위고보다 비싼 몸값이 됐다. 2021년 첫 8개월 누적 i10의 판매량은 7546대, 위고는 1435대였다.

비오스는 2021년 초 액센트에 밀렸다가 꾸준한 할인 정책 유지와 현대차의 공급 부족으로 ‘예전의 기량’을 되찾았다. 첫 8개월 동안 도요타 비오스는 1만 1954대가 팔려 현대보다 300대 많은데 연말에는 국면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의 C사이즈 세단 부문에서 지난 2년간 기아 세라토(K3)가 패권을 쥐었다. 기아차 모델 하나만이 부문 전체 판매의 47%나 차지했다. 도요타 알티스과 엘란트라는 올해 첫 8개월 각각 1012대와 1501대가 팔렸다. 이 두 모델은 모두 이 세그먼트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2020년 이전까지 포튜너는 7인승 D클래스에서 항상 판매량을 주도하는 강자였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현대차 모델은 포튜너를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베트남 고객들은 이제 더 유연한 디자인과 더 편안함을 갖춘 유니바디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021년 8개월 후 싼타페와 포튜너의 판매는 각각 6750대와 3369대였다.

도요타 제품군에서 빙오스에 이어 판매 2위를 차지한 모델은 코롤라 크로스(7281대)다. 한편, 현대 코나는 2021년 첫 8개월 2658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베스트 셀러 톱10에는 현대기아차가 절반을 차지했고 도요타는 2개 모델만 이름을 올렸다.이미지 확대보기
9월 베스트 셀러 톱10에는 현대기아차가 절반을 차지했고 도요타는 2개 모델만 이름을 올렸다.


불과 5년전인 2016년 9월 베스트 셀러 톱10에 현대차는 없었다.이미지 확대보기
불과 5년전인 2016년 9월 베스트 셀러 톱10에 현대차는 없었다.


베스트 셀러 톱10, 도요타의 추락


동남아시아의 패권을 쥐고 있던 도요타의 위상이 베트남에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맹추격과 베트남 현지 토종 브랜드 빈패스트의 부상으로 서서히 판매가 떨어지던 도요타는 9월 집계한 '베트남 베스트 셀러 톱10'에서 순위가 급락했다.

2021년 9월 베트남 자동차 판매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9월 베트남 자동차 판매는 1만3537대로, 8월 8884대 대비 52%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50%수준이지만 판매실적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비수기가 지나고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면서 9월 베트남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체의 판매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대부분의 자동차 베스트셀러 모델은 전월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주목할만한 부분은 베스트셀러 톱10 순위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놀라운 것은 '부동의 왕좌' 도요타 비오스의 쇠퇴다.

실제로 9월 베스트셀러 톱10 목록에는 빈패스트의 경차모델 파딜이 차지한 1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의 순위는 전월에 비해 크게 요동쳤다. 특히 도요타 비오스 판매가 8월 대비 5계단 하락하여 몇 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랭킹 최하위권에서는 8월에 마쓰다(Mazda) CX-5에 밀려 순위권에서 사라졌던 빈패스트 세단형 A2.0가 마지막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권으로 진입했다. 토종 브랜드인 빈패스트는 파딜에 이어 2번째 모델을 톱10자리에 올렸다.

우선 베트남 토종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의 소형 자동차 모델 파딜은 9월에 2565대가 팔려 8월(2048대)보다 25.2% 증가했다. 이 인상적인 판매로 파딜은 계속해서 인기차 목록을 주도하고 있다.

파딜이 자동차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5개월 연속이다. 연초 9개월 누적 빈패스트 파딜의 판매실적은 1만7668대로 경쟁모델인 도요타 비오스 및 현대 엑센트와 상당한 격차를 벌였다.

빈패스트 파딜 2021은 1.4L 엔진을 사용하는 2가지 버전이 있다. 현재 파딜은 표준 버전 3억8200만 동, 고급버전 4억4900만 동에 판매되고 있다.

2위는 현대 엑센트다. 8월에 5위를 기록한 현대 엑센트는 9월 들어 판매량 1392대로 3계단 상승한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9개월 누적 1만3036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현대 엑센트 2021은 6단 수동변속기 또는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고 1.4L 엔진을 사용한 4가지 버전으로 현지에서 조립 유통되고 있다. 엑센트의 정가는 4억2600만~5억4200만 동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재차의 대표 모델로 알려져 있다.

기아 셀토스는 지난달(832대)보다 44.2% 증가한 1200대가 팔려 눈부신 성장을 이어갔다. 2021년 첫 9개월 누적 셀토스는 1만8대를 판매했다.

현재 타코가 베트남 현지에서 조립하는 기아 셀토스의 가격은 5억8900만~7억1900만 동이다. 기아 딜러는 고객에게 제시간에 인계할 차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인기를 밝혔다.

포드 레이저는 판매량이 8월 396대에서 9월 1158대로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1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2021년 첫 9개월 레이저는 누적 판매 9776대로 트럭 부문에서 여전히 ‘판매의 왕’이었다. 레이저는 지난 7월부터 하이즈엉에 있는 포드 공장에서 조립으로 전환했다. 이 모델은 5가지 버전이 있으며, 판매 가격은 6억1600만~9억2500만 동이다.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8월에 비해 20.7% 증가한 916대가 팔렸지만 순위는 5위로 1계단 하락했다.

2020년 8월부터 베트남 시장에 출시된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베트남 시장서 가장 잘 팔린 자동차 순위에 이름을 자주 올려 현지에서 도요타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다.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하이브리드(Hybrid)버전을 포함하여 3가지 버전을 7억2000만~9억1800만 동에 제공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선두를 차지했던 도요타 비오스는 순위가 6위로 떨어졌다. 지난 9월 도요타 B클래스 세단 비오스는 8월 대비 29.9% 감소한 692대만 팔려 수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4계단 하락했다. 올해 첫 9개월 누적 도요타 비오스는 1만2646대를 판매했다.

현재 도요타 비오스는 기존에 비해 스페셜 버전(Vios GR-S)을 추가해 총 6가지 버전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조립된다. 비오스 2021에는 1.5L 엔진, 5단 수동 변속기 또는 무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이 모델의 판매 가격은 4억7800만~6억3800만 동이다.

7위를 차지한 현대 그랜드 i10은 655대가 팔려 8월 대비 66.2% 증가했다. 2021년 첫 9개월 누적 판매량은 8201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8월 초에 3세대 그랜드 i10이 베트남에서 온라인으로 출시되었다. 현대 그랜드 i10 2021은 1.2L 엔진을 사용하여 자동 및 수동 변속기를 포함한 6가지 버전을 3억6000만~4억5500만 동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 싼타페는 9월 전월(390대)보다 65.9% 증가한 647대가 팔려 8위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순위가 1계단 상승했다. 2021년 3분기까지 누적된 싼타페의 판매량은 7397대에 달했다. 지난 5월에 베트남에서 출시된 신형 싼타페 2021은 2.2L 디젤 및 2.5L 가솔린 엔진의 2가지 엔진 옵션으로 제공된다. 현대 싼타페의 공시가격은 10억3000만~13억4000만 동이다.

2021년 9월 기아 쎄라토는 506대를 판매해 8월(393대) 대비 28.8% 증가했다. 2021년 1~9월 누적 판매량은 6625대로 C클래스 세단 부문을 주도했다.

2021년 9월 말, 타코는 새로운 디자인을 갖춘 쎄라토의 후임인 기아 K3을 출시했다. 판매 가격은 5억5900만~6억5900만 동으로 쎄라토 2021보다 높지만 여전히 해당 부문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10위는 빈패스트의 인기 세단 럭스 A2.0가 차지했다. 지난 8월 대비 91.3% 증가한 486대가 판매되어 톱10에서 아웃된 1달만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위에 복귀했다. 연초부터 누적된 판매량은 4771대다.

2019년 7월 빈패스트가 출시 및 판매를 시작한 럭스 A2.0은 8가지 색상과 함께 3가지 버전이 있다. 럭스 A2.0의 모든 버전은 8단 자동 변속기와 결합된 2.0L 터보 엔진 블록을 사용하며, 11억2900만~13억6700만 동에 팔리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