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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 "3월에 외환 뱅크런 사태… 지금은 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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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 "3월에 외환 뱅크런 사태… 지금은 안정 "

서방의 경제 제재 공포로 3월에 12조원 이상 외환 인출 사태 발생
러시아 중앙은행.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중앙은행. 사진=AP/뉴시스
러시아 국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 공포로 지날 3월에 98억 달러 (12조 1,030억 원)의 외환을 인출하고, 러시아 은행들은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약 3분의 1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다닐로프 러시아 중앙은행 규제 및 분석 담당 국장은 “매우 어려운 분기를 보냈고, 어느 한순간 크게 우려하기도 했으나 중요한 사실은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부분에서 특히 지난 2월 말에 중대한 자금 인출 사태가 있었고, 공포에 빠진 주민들이 안전을 우려해 자금을 대거 찾아갔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2월에 기금 보유액이 1조 2,000억 루블(약 147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고, 3월에도 2,360억 루블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올해 3월에 긴급 금리 인상 조처 등으로 인해 소비자 대출이 1.9%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이 경제 제재에 착수하자 2월 28일에 기준 금리를 20%로 올렸다가 지난 8일 이를 17%로 약간 낮췄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에 앞서 러시아에 사업자 등록이 된 기업들이 해외 증권거래소에 예탁증서를 보유하고 있으면 다음 달 5일까지 예탁증서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배력을 줄이려는 조처다.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 인터넷기업 얀덱스 혹은 인터넷 은행 TCS 그룹처럼 해외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러시아 기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로이터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수소 전력 그룹 EN+와 에너지업체 타트네프트는 대통령의 법안 서명 이후 처음으로 해외거래소의 예탁증서(GDRs)를 폐기하는 과정에 착수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도입했던 외환 거래 제한을 일부 완화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초부터 금지했던 시중은행들의 외화 매도 환전을 다시 허용했다. 일단 9월 9일까지 적용되는 새 규정에 따라 은행은 이날부터 개인에게 외화 현금을 팔 수 있게 됐고, 개인은 은행에서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외화를 살 수 있게 됐다. 외화를 주고 루블화를 사는 환전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제한 없이 가능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또 러시아인이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외화 한도 월 5,0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늘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9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발생한 금융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9월 9일까지 유효한 임시 외환 유통 지침을 발표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