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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천연가스가격 폭등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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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천연가스가격 폭등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높아져

벨라루시의 냐스비슈에 있는 '야마하유럽' 가스파이프라인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라루시의 냐스비슈에 있는 '야마하유럽' 가스파이프라인 시설. 사진=로이터
미국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16일(이하 현시간) 폭등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미국과 유럽 경제를 비롯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최대 10% 폭등해 메가와트시 당 최고 251유로까지 올랐다. 이는 원유가격으로 치면 배럴당 400달러가 넘은 셈이다.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 각국이 가스저장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러시아가 계속해서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기에다 폭염으로 통상을 웃도는 수요가 생겨 에너지 위기는 더욱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6월보다 2배 넘게 급등했으며 에너지 위기 이전 수준에 비하면 10배 넘게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 꼭지를 틀어 잠그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액화천연가스(LNG)를 놓고 각축전을 벌여 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더 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스 가격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으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가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란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스 배급제까지 검토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리포트에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움직임인 것 같고 그것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유럽의 폭염이 가스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폭염으로 하천은 말라 올라 연료 수송 문제가 일어나 유럽의 에너지를 둘러싼 시련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유럽의 겨울철 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이날 "현재 유럽의 가스 가격이 1000㎥당 2500달러(약 328만원)를 넘어섰다"며 "보수적인 추산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겨울에는 1000㎥당 4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 가격이 60%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가스프롬은 연초 이후 가스 생산량이 2748억㎥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독립국가연합(CIS) 이외 국가에 대한 가스 수출은 36.2%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이날 미국 천연가스 기준물은 전거래일보다 7% 가까이 올라 100만BTU당 9.30달러를 넘어섰다. 셰일혁명 이전 수준 가격에 바싹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이 가까워지면서 미국도 가스 수요가 늘고, 유럽의 러시아 가스 대체 수요가 확대돼 가스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