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이혼까지는 번천이 더 부자…이혼 후 브래디의 천문학적 미래 수입 분할이 관건

두 사람은 각각 이혼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사람은 두 자녀의 양육권과 함께 재산 분할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폭스 비즈니스 뉴스에 따르면 세계 톱 모델 출신인 번천은 2000년과 2020년 사이에 모두 5억 달러가량을 벌었다. 브래디는 그사이에 3억 3000만 달러가량을 벌었다. 현재 이 커플의 자산은 6억 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 두 사람은 2009년에 ‘결혼 사전 계약’(prenuptial agreement)을 체결하고, 결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번천은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모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브래디와 결혼 당시에 그보다 더 부자였다. 두 사람은 결혼하면서 이혼할 때 이혼 수당과 양육비 등에 관해 사전에 계약을 체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당시에는 번천 측이 브래디에게 이런 계약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계약이 있으면 두 사람은 계약 내용대로 재산을 나누면 된다.
결혼부터 이혼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번천이 브래디보다 재산이 많았다. 그렇지만, 현재 브래디가 번천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고, 앞으로도 브래디가 더 벌 것으로 보인다. 브래디는 은퇴하면 그로부터 10년간 폭스 뉴스에 출연하기로 하고, 모두 3억 7500만 달러 (약 5345억 원)를 받기로 계약을 한 상태이다. 브래디의 이 수입이 재산 분할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폭스 비즈니스가 지적했다.
미국 법에 따르면 ‘결혼 사전 계약’이 없으면 결혼 전에 각자가 번 돈은 이혼할 때에 돈을 번 사람이 갖는다. 그렇지만, 결혼 생활 기간에 발생한 소득은 어느 쪽이 돈을 더 벌었든 이혼할 때 나눠야 한다.
만약 두 사람이 결혼 사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면 브래디가 앞으로 벌게 될 ‘미래의 소득’도 분할 대상이라고 이혼 전문 변호사들이 지적했다. 브래디가 폭스 뉴스로부터 받게 될 돈과 그의 연금 등을 재산 분할 소송을 통해 나눠야 한다.
브래디가 폭스 뉴스와 3억 75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번천은 그 계약이 결혼 생활이 유지되는 시점에 체결된 것이어서 이혼 후에도 그 수입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브래디는 이혼하는 시점까지 그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앞으로 받게 될 그 돈의 일부를 번천에게 줄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있다.
브래디는 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으나 이혼 문제가 불거지면서 20년 만에처음으로로 3연패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쿼터백인 그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이던 2002년 이래 처음으로 최근 3연패를 당했다. ESPN에 따르면 그가 개막 후 3승 5패를 기록했고, 이는 브래디의 23년 NFL 경력 중 최악의 출발이다.
브래디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20년을 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떠나 2020년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이적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면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브래디는 10차례 슈퍼볼에 진출해 7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뉴잉글랜드 소속으로 6번 우승했고, 현 소속팀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에서 1번 우승했다. 그는 5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슈퍼볼 출전 횟수와 우승, MVP 수상 모두 NFL 최다 기록 보유자다. 그는 지난 시즌 이후 은퇴를 선언했으나 소속팀인 탬파베이의 요청으로 이번 시즌에 다시 필드에 나왔다.
그는 흔히 GOAT(Greatest Of All Time)로 불린다. 브래디는 올해 초 은퇴 선언을 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의류, 대체불가능토큰(NFT), 피트니스 비즈니스 등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디는 “내가 오토그래프(Autograph.io), 브래디 브랜드, TB12 스포츠를 공동으로 설립한 것은 행운이었고, 앞으로 이들 기업을 돕고, 성장시켜 나가게 돼 흥분된다”라고 밝혔다.
오토그래프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전문 NFT로 그가 지난해에 공동 설립자로 참여했다. 오토그래프는 안데르센 호로비츠, 크라이너 퍼킨스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큰손 투자자들의 지원으로 1억 7,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브래디 브랜드는 그의 이름을 딴 의류 브랜드로 올해 1월에 미국 백화점에 등장했다. TB12는 피트니스 전문 기업으로 운동용품과 건강 보조 식품 등을 판매한다.
브래디는 또 가상 화폐 거래소인 FTX, 카드 트레이딩 서비스업체 알트(Alt), 크리에이터 플랫폼 세이지스폿(SageSpot) 등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번천은 샤넬과 발렌티노, 루이뷔통 등 유명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모델로 꼽혔다.
두 사람 사이에 아들 벤자민(12세)과 딸 비비안(9세)이 있다. 브래디는 전처인 배우 브리지트 모이나한과의 사이에서 아들 잭(15세)도 두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브래디의 은퇴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디가 올해 초 은퇴를 선언한 뒤 이를 곧바로 번복하자 번천이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다. 번천은 브래디가 은퇴 이후에 가정생활에 충실하기를 바랐으나 은퇴를 번복하고 필드로 복귀하자 배신감을 느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