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부동산만 위기…전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양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 이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중소 은행들이 임대 아파트 모기지를 포함해 약 2조3000억달러(2988조원)의 부동산 대출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67.3%를 중소형 은행이 공급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에 처하면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면서 저품질 부동산이 위기를 맞을 위험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붕괴에 준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우선 현재 가장 취약한 부분은 사무실 부동산 부문으로, 이 부문의 규모는 크지만 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일부에 불과하며 나머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매우 양호한 상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창고 및 산업 공간의 공실률은 5.7%로 매우 낮은 상태다. 또한 현재 호텔은 코로나19 이후 기록적인 수익을 얻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도 5.8%의 공실률로 양호한 수준이다.
CFRA 리서치의 켄 레온(Ken Leon)은 "다만 현재 시장 상황은 괜찮지만 일부 부동산 부문에서 향후 2~3년 동안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업용 부동산의 4분의 3이 은행의 최근 재융자 기준을 통과하기에 충분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상업용 부동산 중 75%는 파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인한 손실을 거의 보지 않았다.
현재 상업용 부동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은 상업용 모기지의 가치 하락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은행이 대출을 보유한 대부분의 상업용 모기지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 은행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모기지 소유자가 대출금을 제때 지불하고 위험을 관리한다면 은행은 손실을 보더라도 만기 때 손실을 모두 회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특히 사무실 부문이 내년에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2025년에 다시 사무실 부문이 피벗해 가격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