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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들, 이자율 올려 '예금 이탈' 막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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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들, 이자율 올려 '예금 이탈' 막기 안간힘

14일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미 최대은행 JP모건 회사 로고(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4일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미 최대은행 JP모건 회사 로고(사진=로이터)


지난달 미 중소은행 2곳이 문을 닫으면서 은행위기가 고조되자 예금자들은 자신들의 예금을 더 안전한 피신처인 대형 은행으로 대량 이체시키는 이탈 행렬을 보였다.

그 영향이 어떨지 미 월가에선 여러 예상이 나온다. 이제 지난주 몇몇 대형은행 깜짝 실적 발표에 이어 계속되는 이번 주 다른 중소은행의 실적발표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추가되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중소은행들은 최근 몇 주 동안 대형은행들과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 주는 MMF에 수천억 달러를 넘겨주었다. 그런 추세로 많은 중소은행이 더 많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 이자율 인상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M&T 은행, U.S. Bank Corp, 시티즌 파이낸셜 그룹(Citizens Financial Group Inc.) 등 수십여개 중소 지방 은행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투자자, 분석가 및 중앙 은행가들은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걸쳐 건전성 여부를 판단할 단서를 찾기 위해 그 실적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성이 커진다.

경영 컨설팅 회사인 프로티비티(Protiviti)의 관리이상이자 글로벌 금융서비스산업 리더격인 마이크 브루니스(Mike Bruneis)는 "이번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분기 발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주로 가장 큰 인상은 연방예금공사의 25만 달러 보장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 비중이 높거나 몇몇 업종에 고객층이 집중되어있는 은행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팩웨스트 뱅코프(PacWest Bancorp)는 많은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갖고 있는 대부 은행으로서 최근 몇 주 단기 CD에 최대 5.5%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인디애나 머천트은행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더 높게 책정될 수 있는 신규 CD 수익률 약 5.4%를 제공한다. 금리 상승의 최대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은행들은 모회사 고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디파짓어카운트닷컴(DepositAccounts.com) 설립자이자 편집자인 켄 튜민은 일부 은행들이 잠재적인 어려운 상황도 극복하고,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난 한 달 동안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반 저축 예금 금리가 지난 1년 동안 조금씩 상승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3월 은행과 신용조합의 평균 예금이자율이 0.37%로 전년 동기의 0.06%보다는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금리는 장기예치 통장에서 더 빠르게 변동해왔다.

디파짓 온라인(Deposites Online LLC) 지수에 따르면 온라인 저축 예금 평균 이자율은 3월에 약 3.75%로 1년 전의 0.5%보다 상승한 수치다. 온라인 1년 만기 예금 이자는 평균적으로 거의 4.75%로, 2022년에는 1% 미만이었다.

심지어 미국 대형은행들도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이자율을 올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1분기 예금 이자를 2.72% 지급했는데, 이는 2022년 말 기준 2.1%에서 상승했다. JP모건 역시 1.37%에서 1.85%로, 웰스파고도 0.70%에서 1.22%로 각각 올렸다.

이런 금융권 이자율 상승 추세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순이자 수입은 감소하지 않았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1분기 순이자 수입은 49% 증가한 207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은행권 혼란 속에서 고객을 잃어버린 중소 지역은행들도 순이자 수입에는 크게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은행들이 특히 저비용 수신 자금을 미 연준의 할인 창구, 즉 고객인출에 대비해 만들어진 더 비싼 긴급 대출 자금으로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1980년대 이후 가장 급격한 금리 인상을 했고, 대규모 자금을 예치한 고객들은 더 나은 수익률을 찾아 은행 예금을 줄이고 있다. 특히나 실리콘밸리은행과 니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그 변화는 더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분석가인 제라드 캐시디는 "미 연준이나 은행들도 은행권의 예금 이탈을 예상했다.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지만, 2 은행 파산이 그 이탈을 가속화했다. 그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 예금 총액은 3월에 17조 4천억 달러로 감소했으며, 이는 이달 초보다 3천 120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1년 전 은행 예금 총액은 18조 달러 수준이었다.

미 은행권 혼란이 시작된 이후 지역은행들 예금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대형은행 25 곳은 지난달 예금이 180억 달러 증가했고, 그 이하 규모의 은행들은 2,120억 달러가 그 계좌에서 이탈했다.

중견 은행들이 수신 이자율을 올려야 하는 압박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나타난다. 시크로니 파이낸설(Synchrony Financial)과 앨리 파이낸셜(Ally Financial) 모두 최근 최소 잔고 요건이 없는 CD에 대해 연 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시크로니 파이낸셜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예금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앨리 파이낸셜 또한 금리 결정을 위한 시장 여건과 다른 요인들을 평가하고, 영업점들이 크게 없기 때문에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시작했을 때, 은행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은행 저축액이 넘쳐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출 이자는 높게, 예금 이자는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인 노하트(Norhart LLC)는 올해 초 미네소타주 벨 은행(Bell Bank)에서 자금 일부를 국채 투자로 옮기기 시작했다. 미 국채 이자는 대략 은행 이자 3%보다 거의 2% 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이렇게 옮긴 자금이 125만 달러 수준이며, 3월말 벨 은행이 이자율을 0.5% 인상했지만, 여전히 대부분 자금을 채권 투자로 옮길 계획이라고 노하트측은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